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에너지 안보 및 중동 평화 등 현안을 논의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중동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성사됐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의 목적은 지역의 안정을 확대하고 테러리즘의 위협을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에너지 시장이 위태로운 시기에 에너지 안보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며 "이 지역에서 인권 문제의 진보도 이뤄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중동 방문은 특히 대선 당시부터 대립을 이어온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개선 여부를 놓고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미국과 사우디는 전통적 우방이지만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된 이후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왕따'시키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동 산유국과 관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예멘 내전의 휴전을 연장하고, 사우디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유화적 노선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살만 빈 알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및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며, 사우디에서 열리는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지도자들과 에너지 안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순방 기간 이스라엘 및 아랍에미리트, 인도 등과 4자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식량 안보 문제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