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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주택시장, 잇단 빅스텝에 휘청

호주의 부동산 시장이 잇단 금리 인상에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에도 과도한 인상이 이어질 경우 주택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드니 등 대도시 주거용 부동산이 급락하는 가운데 내년 집값도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14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스위스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UBS의 호주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지 타레누는 호주중앙은행(RBA)이 시장의 예측대로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1.35%에서 3.5%까지 올린다면 주택시장이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BA는 5.1%대로 치솟은 연간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달 연속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10%에서 1.35%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커먼웰스와 ANZ, NAB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속속 인상하면서 시드니와 멜버른을 중심으로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필립 로 호주중앙은행(RBA) 총재 (EPA=연합뉴스)
필립 로 호주중앙은행(RBA) 총재 (EPA/연합뉴스 제공)

타레누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과 함께 전국적으로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즉각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주택시장과 (구매)심리가 예상보다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7%대를 넘어설 전망이어서 RBA가 현행 금리인상 기조를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타레누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다만 주택시장 둔화로 인한 소비 감소 등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RBA가 올 연말에는 정책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타레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도 주택가격이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더 큰 폭의 하락을 막기 위해 RBA가 기준금리 인하로 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