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식량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남서부 유럽에 닥친 폭염으로 현지 곡물 수확량도 줄어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농업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약 2천만t이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묶여 있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럽 곡물 생산량마저 줄어들면 식량 위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밀 수출 시장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1위이자 세계 4위인 프랑스에선 계속된 가뭄과 폭염으로 케이크, 쿠키 재료인 연질 밀(soft wheat)의 올해 수확량이 작년보다 7.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연질 밀 수확량은 이미 5월부터 감소 추세다. 프랑스는 5월 평균 기온이 매우 높았으나 강수량은 극히 적었다.
프랑스 농림식품부는 일부 농민들이 폭염으로 곡물이 마를 것을 우려해 수확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기면서 수확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EU는 남서부 유럽의 폭염 현상 등을 고려해 올해 연질 밀 추정 수확량을 500만t가량 낮췄다.
최근 스페인과 포르투갈, 영국, 프랑스 남서부에서는 40도 안팎의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서부와 스페인 남부, 포르투갈 북부에서는 무더위와 가뭄으로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곡물 생산과 수출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부 전선에 있는 한 마을에서는 러시아 공습으로 밀밭이 불에 타는 일이 벌어졌고, 흑해에 있는 항구도시는 곡물을 추가로 저장할 공간이 없는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주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흑해 봉쇄 해제를 위해 튀르키예·유엔과 함께 4자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협상 이후 "이번이 첫 만남이었다"며 "다음에는 정식 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