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가 50일째를 맞은 가운데, 노사 협상이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 점거 장기화로 건조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의 피해 규모가 조(兆)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21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이 회사의 협력 업체와 하청지회가 전날 협상을 정회한 지 10시간여 만에 임금협상을 속개했다.
전날 노사는 손해배상 소송 문제와 관련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었다.
이와 관련,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임금 인상에 대해서 회사안을 100% 수용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손배소 문제를 들고나오는 이유에 관해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며 "이러한 태도로는 교섭이 원만하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찬익 사내협력사협의회 부회장은 "회원사가 손배소 부분에 대해 아주 완강한데, 그래도 노조 측과 차차 협의해서 절충점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전날 조선하청지회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 4.5% 인상안을 받아들였지만, 손해배상소송 계획 철회에 대해서는 개별 협력사가 협의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임금 30%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전날 사측 4.5% 인상, 노측 5% 인상으로 폭을 좁혔었다.
문제는 이번 파업으로 사측이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측이 발표한 항목별 손실 추정액은 6월 말까지 2894억원이며, 파업이 7월 말, 8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손실액이 최대 1조3590억원으로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손배소 계획에 대해 사측은 사규에 의한 처리 없이 소 제기도 하지 않는 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표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협의 중이기 때문에 이후 대표들에게 또 설득하면서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여파로 원청 노조인 대우조선지회가 금속노조 탈퇴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조직 형태 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를 열었다.
22일까지 이틀간 지회 조합원 4720여명은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형 노조로 전환할지에 대해 찬반 투표한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난달 2일부터 파업 중인 가운데, 대우조선지회 내부에서 금속노조 가입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움직임이 일었다.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1만8000명 중 4분의 1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