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행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를 방문했다고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1일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를 근거로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탑승한 C-40C 전용기가 현지시간 1일 오전 4시20분(한국시간 오전 5시20분) 싱가포르의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전날 싱가포르의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는 펠로시 의장이 1∼2일 싱가포르를 방문한다고 싱가포르 외교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펠로시의 전용기는 7월 31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간)에 하와이에서 이륙해 같은 날 오후 9시를 전후해 괌 기지에 도착한 뒤 현지에 잠시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밤 11시30분께 괌 기지를 이륙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싱가포르는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순방 첫 기착지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친구들에게 미국의 확고부동한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오늘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기 중간 급유를 위해 하와이를 들렀다면서 순방 대상국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 4개국 등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선 끝까지 함구했다.
펠로시 의장의 이번 아시아 순방 일정과 관련해선 펠로시 의장은 4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약 50분간 회담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한 다음 오찬을 할 계획이라고 김 의장 측이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펠로시 의장이 5일 도쿄에서 호소다 히로유키 일본 중의원 의장과 회담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대만 연합보는 "해외 관측통들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단 몇시간만 바삐 머물다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펠로시 의장이 기체 결함이나 급유 같은 비상 상황을 핑계로 대만 공항에 내리고자 하는 위험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며 "이에 중국군은 향후 며칠간 높은 경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펠로시 전용기의 이동 경로를 세세하게 보도한 데서 보듯 중국 측은 펠로시가 이번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