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랑스에 여름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높아진 강물 수온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자 일부 원자력발전소에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전력 생산의 70% 상당을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 프랑스에서는 발전소 인근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고 나서 방류할 때 수온을 일정 수준 아래로 유지해야 한다.
하천 온도가 뜨거워지면 주변 생태계를 해칠 수 있으므로 이를 넘어서면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거나, 전력 생산을 줄이도록 프랑스 원자력안전청(ASN)이 정해놓은 규칙이다.
정부는 6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관보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알리면서 최소 전력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은 송전망 안전을 담보하고 공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프랑스 원전 원자로 56기 중 절반가량은 부식이나 유지·보수 등을 이유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동 중단은 피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이에 따라 블라예, 생탈방생모리스, 골페슈, 뷔제, 트리카스탱 등 유난히 무더웠던 프랑스 남부에 있는 원전 5곳은 9월 11일까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원전마다 온배수를 방출할 때 지켜야 하는 온도 상한은 다르다. 예를 들어 블라예 원전은 36도, 골페슈 원전은 28도가 넘는 온배수를 배출할 수 없다고 라디오 프랑스가 전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매일 감시하겠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는 가뜩이나 폭염으로 위기에 내몰린 자연 생태계를 더욱 위협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단체 프랑스자연환경(FNE)은 "원전이 평소보다 뜨거운 물을 반출하는 것은 강의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원전을 운영하는 전력공사(EDF)에 따르면 여러 원전을 끼고 있는 론강의 수온은 지난주 올해 여름 들어 세 번째 폭염을 경험하면서 25도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