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 중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홍수·태풍 등 기후변화 관련 위험성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으며, 현대차는 노출된 정도가 중간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무디스 ESG 솔루션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재, 홍수, 태풍 등 기후변화로 인해 완성차 생산업체가 입을 수 있는 피해와 조업 중단의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66점(100점 만점)으로 주요 완성차 10개사 중 5번째로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요타(85점), 혼다(77점), 닛산(75점) 등 일본 자동차 3사가 나란히 위험성 1∼3위에 올랐다.
그린피스는 이들 기업의 공장이 있는 위치를 근거로 향후 수년 후에 태풍과 홍수, 이상 고온, 물 부족 등의 중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도요타의 생산 현장 중 90% 이상이 하나 이상의 기후변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린피스는 도요타가 시설과 관련한 기후변화 위험을 공시하기를 꺼린다며 탄소발자국(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 총량)을 줄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일본 3사 다음으로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72점으로 4위를, 포드가 55점으로 6위를 각각 차지했다.
메르세데스 벤츠(36점), 스텔란티스(35점), 르노(23점), 폭스바겐(16점) 등 유럽 기업들은 7∼10위로, 기후변화 관련 위험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순위는 기업들의 지리적 현실을 반영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은 태풍에 취약한 일본 열도에, 유럽 기업들은 기후변화 위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북부 기후대에 각각 생산시설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ESG) 문제와 관련해 주로 제조업체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좀 더 빈번해지고 그 강도도 높아지고 있어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공급망뿐 아니라 운영시설도 높은 수준의 물리적 위험성에 직면할 것으로 그린피스는 예상했다.
이에 대해 도요타는 자연재해에 강한 공급망 구축, 탄소 배출량 공시 등 노력을 해왔고 물 공급 확보 조치도 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