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일단 예정대로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3일 오전 2시(중앙유럽 표준시) 이후 최대 수송 용량의 20% 수준으로 가스 공급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31일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1 가압시설을 정비해야 한다며 사흘간 가스 공급을 멈춘다고 밝힌 바 있다.
가스프롬이 최근 발주한 가스관 설비 운송내역에 비춰보면 예고대로 다시 가스가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도 최근 가스공급 재개와 관련해 "예정된 일정을 지키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유럽 내에서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겨울나기를 앞둔 유럽을 초조하게 해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흔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스프롬은 6월 중순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최대 수송량의 40%로 감축했다가 7월 들어 정비작업을 이유로 열흘간 가스 공급을 중단했고, 이후 기술적 문제를 이류로 공급량을 재차 20%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가스공급 재개 전망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진정세를 보였다.
유럽 가스값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h당 228유로(약 31만 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6일 347유로(약 47만2천 원)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것에 비교하면 약 33% 하락한 것으로, 이는 올 3월 11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유럽 내 에너지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으로, 유럽연합(EU)은 가스 비축량을 늘리고 대체 에너지원을 찾는 등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가스프롬이 "가동시간이 1천 시간을 넘어설 때마다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힌 점에 비춰보면 10월 중순께 가스공급 중단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EU 전체에 걸친 '가스 배급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독일 등 일부 국가는 상대적으로 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위기의 결과로 유로존이 경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