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방 정부의 토지매매제한 정책에서 선회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2021년 2월 중국 부동산 붐 시기에 개발업자들의 투기적 입찰을 억제하기 위해, 중요 도시에서 매년 단 3회만의 토지 경매를 허용하는 이른바 "중앙 집중식 프로세스"라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규제 조치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의 전례 없는 하락으로 인해 재정의 타격을 입은 민간 부동산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지방 정부는 땅에 대한 입찰자를 막는 대신, 기록적인 3조 6,500억 위안(약 5300억 미국 달러)의 채권 만기 도래 전에 신규 구매자들을 유치하고 자금을 보강하기 위해 경매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앙 당국도 이를 막지 않고 있다.
실제로 자연자원부(Ministry of Natural Resources)는 광저우를 포함해 적어도 두 도시에 올해 토지 매매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공지했다고 소식통들이 말했다.
남부 광저우 시는 이러한 조치는 잠재적인 구매자들에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주 밝혔다.
자연자원부는 블룸버그에 토지 공급 문제에 대해 지방 정부를 안내하기 위한 통지서를 발행한 것이 사실이며 광저우 시는 정부의 '집중화된' 토지공급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며, 이 시스템을 취소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하우스 차이나(E-house China Research & Development Institute)의 연구 책임자인 옌 위에진(Yan Yuejin)은 "신규 정책은 이전의 '집중화된' 토지 공급 체계에 대한 은밀한 개선을 나타낸다"라고 말했다.
또한 옌은 관계 부처가 도시들에게 판매 예정인 토지를 최소한 3개월 전에 알리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 입찰 프로세스 대상인 22개 주요 도시 중 18개가 3회 경매 제한을 초과하면서 주택 시장이 심화되는 둔화 기간인 4분기에 경매 이벤트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중부 지방의 수도 장시성은 3회 경매 제한 대상 도시 목록에서 제외해 달라고 중앙 정부의 승인을 요청했다. 베이징과 항저우 또한 작년 4분기에 3회 경매 제한을 초과해 경매를 증가시키는 등 지난해 12월 다섯 번째 토지 매매 계획을 급히 내놓았다.
부동산 침체로 인해 이전에 지방 정부 수입의 약 30%를 차지했던 토지 매매 수입이 지난해 6조 6,900억 위안으로 23% 하락했다. 이는 2018년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일부 지방 정부들은 지출을 줄여야 했다. 광시성은 자신의 연례 재무 보고서에서 40%의 토지 매매 하락으로 작년 목표 지출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최악의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지역 정부는 입찰자를 더 유치하기 위해 토지 구매자들이 최대 1년까지 지불을 연기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이는 지난해 토지 거래 가치가 48% 급감한 영향을 더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인덱스홀딩스(China Index Holdings)의 분석가 장카이(Zhang Kai)는 "지방 행정부가 직면한 실질적인 재정 압박은 올해 나타날 것"이라며 "추가적인 라운드의 토지 매매는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택 회복이 확실하게 나타날 때까지 시장은 온기를 되찾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인덱스홀딩스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건설업자들에 의한 토지 구매는 약 8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정보공사(China Real Estate Information Corp.)에 따르면 1월에 상위 100개 개발업체 중 3개만 토지를 매매했다.민간 개발업체가 자금줄이 막힘에 따라 지방 자치단체들은 앞으로 국영기업이 토지를 매입하도록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
지방 정부 금융기관은 지난해 판매된 주거용 지역 중 절반 이상을 구매했다. 이들은 도로,다리 및 지하철 등 기반 시설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광파증권(Guangfa Securities Co.)에 따르면, 이러한 금융기관의 지원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경고가 나왔다.
CRIC 분석가인 시 양춘(Xie Yangchun)은 이러한 금융기관이 지난해 구매한 토지 중 38%만 개발을 시작했다며 이는 모든 구매자 중 가장 적은 비율일 것이라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또한 높은 부채 비율로 인해 일부 활발하게 입찰한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지방 정부가 설립 및 지원한 금융기관) 입찰자는 레버리지 개발업체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부채 비율이 급증했다.
지방 정부의 재정은 앞으로 몇 년간 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5년 내에 지방 정부 채권 약 15조 위안(약 2조 4000억 달러)이 만기를 맞이할 예정이며 이는 총 발행 채권의 약 40%에 해당한다.
지방도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재정부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지방자치단체가 채권 이자로 지급한 금액은 1조 1,0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1% 급증했고 2019년부터 비교 한 데이터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중국인덱스홀딩스 장카이 애널리스트는 "지방 정부의 오랜 토지 판매 의존도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