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부품 생산업체 중 하나인 일본의 교세라(Kyocera) 회장 히데오 타니모토(Hideo Tanimoto)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접근에 대한 규제가 중국의 수출을 위한 제조기지로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20일(현지시각) 밝혔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인 교세라의 타니모토 회장은 거의 20년 만에 일본에 첫 공장을 짓는 것을 포함해 교세라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이끌고 있다고 이 매체는 평했다.
타니모토 회장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고 중국에서 판매하는 것은 효과가 있지만 중국에서 생산하고 해외로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실행 가능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금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분명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로 인해, 중국에서 일부 지역으로 수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 기업의 최첨단 기술 개발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는 수출 규제를 발표했고, 지난달 일본과 네덜란드도 미국과 함께 중국으로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제한적인 수출 조치로 인해 교세라는 올해 영업 이익 예측을 31% 축소했다. 교세라는 휴대폰, 프린터, 태양광 패널을 비롯한 제품을 생산하며, 반도체 제조 장비용 세라믹 부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2019년 교세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장용 복사기 제조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또한 미국용 차량용 카메라 생산을 위해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전했다.
타니모토 사장은 "중국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규제 강화의 영향을 받는 칩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는 이제 중국에서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세라는 수십 년 동안 수익 창출에 집중하기 위해 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2017년에 사장으로 취임한 타니모토 하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일본 남부 가고시마에 있는 공장에 반도체 패키징을 위한 시설을 건설하는 데 625억 엔(4억 640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11월, 회사는 향후 3년간 자본 지출을 거의 두 배로 늘려 9,000억 엔으로, 스마트폰 등 제품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관련 부품과 콘덴서를 확대 생산하기로 했다. 교세라가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건설하는 일본 국내 공장은 2026년에 가동 예정인 나가사키 전자 부품 공장이다.
투자자들은 교세라의 과감한 지출 계획을 환영했지만, 그룹 창업자인 가즈오 이나모리가 시작한 통신사업인 KDDI의 15% 지분을 매각해 회사의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자기자본 수익률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타니모토 회장은 타니모토 사장은 KDDI 지분 1.4조 엔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며 대신 전자부품 인수 계획을 위해 5,000억 엔을 차입하기 위한 담보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각하면 법적으로 상당한 양도세가 부과되지만, 그것을 담보로 대출하면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배당금은 이자율보다 훨씬 높다"라며 "지분 유지는 교세라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 실적이 저조한 사업을 오프로드 하라는 주주들의 요구에 대해 타니모토 회장은 소비자가 아닌 기업에 기기를 판매하는 쪽으로 전환해 수익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타니모토 회장은 "기업용으로 판매를 전환하면 두 자릿수 수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저는 우리 팀에게 우리의 통신사업의 생존을 위해 앞으로 3년 안에 그것을 달성하라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