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3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올해 2분기에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생산 및 판매 증가와 판매 믹스(차량 구성비율) 개선, 고환율 등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최대 경쟁업체 중 하나인 테슬라를 뛰어넘는 등 수익성 개선이 돋보였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조2497억원, 4조23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4%, 42.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대차는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0.0%로, 2013년 2분기(10.4%)에 10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저가 전기차 정책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9.6%)로 떨어진 최대 경쟁업체 테슬라를 수익성 면에서 앞선 셈이다.
이런 자신감에 기반해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기존 6.5∼7.5%에서 8∼9%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만년 실적 1위' 삼성전자를 2개 분기 연속 제치고 올해 2분기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같은 그룹사인 기아도 오는 27일 발표되는 2분기 실적에서 3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이 예상돼 양사 합산 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7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올해 2분기에도 세계 1위 자동차그룹(판매량 기준)인 도요타를 제치고 영업이익 2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분기 합산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10조2000억원을 기록한 독일의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작년과 같은 품질 이슈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올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무난히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판매 성수기인 2분기를 맞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에도 북미 시장 등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난 105만9713대를 팔았는데 이는 2019년 이후 분기 최대 기록이다.
고부가가치 차량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많이 팔린 것도 현대차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2021년 47.3%였던 SUV 판매 비중(제네시스 제외)은 지난해 51.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대를 넘었고, 올해 2분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높아진 52.8%를 찍었다.
여기에 제네시스의 SUV인 GV60, GV70, GV80을 더하면 SUV 판매 비중은 56.1%까지 뛰어오른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포인트 오른 5.9%를 기록했다.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비싼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으로 이뤄진 친환경차 부문(도매 기준)에서 작년 동기 대비 48.8% 증가한 19만2000대를 판매했다.
아울러 차를 팔수록 수익이 남는 북미와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뛴 것도 최대 실적 요인 중 하나다. 국내와 미국의 판매 비중은 4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역별 판매량(도매기준)을 살펴보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3만7천대에서 6만대로 61.8%를 늘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가장 큰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도 신형 그랜저의 인기에 힘입어 18만2000대에서 20만6천대로 12.7%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북미시장은 24만1000대에서 26만9000대로 판매량이 11.7% 늘었다. 유럽(15만1000대→16만6000대), 인도(13만6000대→14만9000대)는 각각 9.5%, 9.2%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시장 판매는 2만대에서 1만3000대로 35.9% 줄었다.
이 밖에도 평균판매가격(ASP), 마진율 상승과 지난해 동기보다 4.4% 오른 원/달러 환율도 수익성을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