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째 이어진 단식 끝에 병원으로 실려간 이후,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8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오전 9시2분쯤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을 알렸다. 이 대표가 오전 7시10분쯤 민주당이 부른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지 채 두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치검찰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느냐"며 "이 대표의 병원 이송 소식이 뜨자 득달같이 구속영장 청구를 발표했다. 병원 이송 소식을 영장 청구 소식으로 덮으려는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주 우려가 없는 야당 대표를 구속하겠다는 건 괴롭히기, 망신 주기를 위한 목적"이라며 "윤석열 검사 정권의 폭거다. 이 대표에 대한 비열한 영장 청구로 정치 검찰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권과 여당에 유리한 정치 일정을 고려한 출석 요구, 정치 일정에 맞춘 구속영장 청구"라며 "검찰의 이런 행태는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형사사법이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며 "피의자에게 법령상 보장되는 권리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형사사법에 장애가 초래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소환통보받고 시작하는 단식은 처음 봤다"며 "과거에도 힘 있는 사람들이 처벌을 피하려고 단식, 입원, 휠체어를 타는 사례들은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국민들께서도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의 상태를 고려하면 도주 우려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렇게 따지면 절도로 체포되거나 사기로 체포되는 사람이 단식하면 누구도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법시스템이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면서도, 단식 상황이 검찰의 정당한 수사 요구를 거부하는 명분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의 단식은 정기국회를 민생이 아닌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어떤 개인이 의도적으로 단식을 한 측면까지 고려하면서 수사절차를 조정할 순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