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20~24일)는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실적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주요 주가지수는 모두 상승하며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주 대비 1.54% 오른 5303.27에 한 주를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11% 뛴 1만6685.97,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4% 오른 4만3.59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장을 열었고 S&P500도 처음으로 5300선을 넘어섰다.
주요 주가지수는 4월 말부터 4주 연속, 다우지수는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 지수 모두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 4주간의 랠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올해 초 시장을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7(M7)'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M7은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킨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분기 S&P500 업종 중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곳은 유틸리티로 9% 상승했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도 4% 상승했다. 반면 M7 기업들인 아마존과 테슬라는 이번 분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낙관적인 분위기는 이번주 엔비디아가 어느 정도 실적을 발표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작년 말부터 미국 증시를 주도해온 AI 테마의 한가운데에 있는 기업이다. 엔비디아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다면 랠리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주말 기준 시가총액이 2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엔비디아는 S&P500 기업 가운데 세 번째로 크다. 시장이 추산하는 엔비디아의 예상 주가 변동률은 약 8%인데 이는 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가 해당 비율만큼 오르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엔비디아의 실적은 시장을 움직이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들어 주가가 2% 오르는 데 그쳤다.
파이퍼샌들러의 하쉬 쿠마 분석가는 엔비디아가 지난 3분기 동안 매출이 예상치를 평균 19억달러 상회했다며 올해 1분기에도 예상치를 15억~20억달러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자카리 힐 분석가는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 발표 때 견고한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면 AI 관련주 전반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은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가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는다면 시장 전체적으로 1% 이상의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실제로는 2% 이상의 하락률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으로는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와 상관없이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은 지배적이다.
프리덤캐피털마켓츠는 엔비디아의 1분기 성과와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모든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엔비디아가 어느 정도 포함돼야 할 것이라며 최고의 AI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적인 분석 면에선 한 달여간 가파르게 달려왔던 만큼 주가지수가 쉬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의 케이티 스톡턴 전략가는 S&P500이 이번 주에 5260의 저항선을 지켜낼 수 있는지 눈여겨보고 있다며 모멘텀 지표들을 고려하면 추가 약세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단기 지표를 보면 모멘텀 측면에서 더 높은 지점을 가리키고 있지만 중기 지표는 대부분 더 낮은 지점을 가리킨다"며 "그런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시장은 4월부터 시작된 조정 국면에서 또 다른 하강 기류가 나타날 때 취약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의 5월 FOMC 의사록도 주요 지표다.
이번 의사록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5월 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 발언을 쏟아냈지만 그것이 연준 내 중론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앞서 파월 의장이 5월 FOMC 기자회견을 끝낸 뒤 자신의 엑스(X) 계정에 "파월 의장의 회견은 발언의 내용이나 어조 모두 시장이 FOMC 결정문을 해석한 것보다 뚜렷하게 비둘기파적이었다"면서도 "이번 회견이 FOMC 위원들의 토의 내용을 정확히 반영했는지, 아니면 파월 의장 개인의 시각이 반영된 것인지는 몇주 뒤 발표될 의사록을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계한 바 있다.
5월 FOMC가 끝난 후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을 모아보면 대체로 매파적인 인상을 줬다.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기조와 다소 거리가 있는데 5월 FOMC 의사록에서 이같은 분위기가 다시 확인되면 시장은 혼란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