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소폭 낮췄다.
KDI는 8일 발표한 '2024년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기존(2.6%)보다 0.1% 하향 조정했다.
이는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와 같고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2.6%보다는 낮다.
수출은 기존 전망보다 더 강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내수 부진으로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예측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민간소비가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에 그친 가운데 투자도 둔화되는 등 내수는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수출 전망치는 상향 조정됐지만 내수 눈높이는 낮췄다.
내수 부진이 파급됨에 따라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축소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였으며, 수출 개선과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 추세가 이어졌다.
KDI는 반도체 경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거래액 전망치가 대폭 상향 조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율이 기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올해 수출 증가율을 기존 5.6%에서 7.0%로 1.4%p 높였다.
반면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은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민간소비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를 반영해 기존 전망(1.8%)보다 낮은 1.5% 증가할 것으로 수정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기존 전망(2.2%)보다 크게 낮은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파급이 제한적 수준에 그치며 기존 전망(-1.4%)에 비해 감소 폭(-0.4%)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수출은 반도체경기가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기존 전망(5.6%)보다 높은 7.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기존 전망(703억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된 7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인 2.1%를 유지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4%로 제시됐다. 기존 전망(2.6%)보다 0.2%p 낮은 수준이다.
내수 부진과 함께 최근 중국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을 반영했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올해 원유 도입단가 전제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5달러에서 82달러로 낮아졌다.
KDI는 얼어붙은 내수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부진을 반영하여 취업자 수 증가폭을 24만명에서 20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은 2.8%를 유지했다.
앞으로 위험 요인으로는 대외 여건을 꼽았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거나 중국·미국의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말했다.
다만 KDI는 경착륙 시나리오보다는 "중국과 미국의 경기가 점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으나 경기 침체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경우, 물가 상방압력 및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올해 말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내적으로는 물가상승세 둔화에도 고금리 기조가 길어진다면 내수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부채가 대규모로 누적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 소비여력과기업 투자여력이 제약되면서 내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