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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미국 경기 연착륙 과정…경기 단기급락 가능성 작아"

이달 초 '블랙먼데이(8월 5일)' 등 증시 급락의 배경이 된 미국 경기 침체 위험에 대해 한국은행은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23일 '최근 미국 경기 흐름 평가와 대(對)미 수출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 노동시장은 높은 긴장도(tightness)가 완화하면서 수급이 균형을 찾는 정상화 과정에 있다"며 "따라서 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아직 해고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등 노동수요가 크게 위축됐다고 보기 어렵고, 과거 침체기 진입 직전에는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했지만 최근 미국 경제는 양호한 성장 모멘텀(동인·동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이후 연착륙 과정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미국경제는 고물가·고금리 영향 누적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겠으며, 최근 노동시장 부진 등에 따른 하방압력을 감안할 때 성장속도는 5월 전망보다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AI 관련 투자 확대, 이민자 유입 지속 등에 힘입어 당분간 급격한 경기침체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와도 대체로 부합한다.

한은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했다.

다만 노동시장 둔화 신호는 이미 나타나고 있는 데다 주요 고용지표가 팬데믹 이전 혹은 균형수준에 근접하고 있어 앞으로 고용상황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국경제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매우 높아 해고율 상승 등 노동수요 위축이 본격화될 경우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즉각적인 경기위축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시장 측면에서도 최근 미국 경기관련 지표의 등락에 따라 가격변수 민감도가 증대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나타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그간 ‘나홀로 독주’를 해 온 미국경제가 어느 시점에 가서는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이후 일부 개선된 고용지표 등 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93)되었으나 미국 경기둔화 속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향후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지표로 또다시 금융시장 불안이 크게 확대되고 가계·기업 심리가 위축될 경우 미국경제의 성장 하방압력이 증대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 금융시장 및 對미 수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법 지출 축소 등의 정책 불확실성,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리스크(위험)에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