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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에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22.4%↑…K-배터리 점유율 소폭 하락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배터리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4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434.4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도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1%p 하락한 21.5%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53.9GWh를 기록하며 3위를 유지했다.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 모델 3·Y, 폭스바겐 ID.4, 포드 Mustang Mach-E, GM 캐딜락 리릭 등이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판매량이 잠시 주춤했던 테슬라 모델3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배터리 사용량도 크게 증가했다.

다만 점유율은 12.4%로 전년 동기 대비 2%p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른 유럽 및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컸으나 북미 지역 배터리 판매 호조로 IRA 세액 공제 효과가 2배 이상 증가하며 전분기 대비 24.2% 영업이익 1,95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SNE리서치
[SNE리서치 제공]

한편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북미, 유럽 주요 고객사의 신차 출시에 따른 출하량 확대와 IT 고객사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 대응, 전력망 ESS 판매 확대 등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해 매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온(4위)은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 EV9와 포드 F-150 Lightning 등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20.5GWh(점유율 4.7%)를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 모두 SK on의 4세대 배터리가 탑재된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출시되어 향후 EV9과 함께 글로벌 판매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 on은 올해 2분기 기준 출범 이래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 등 영향에 따라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K on은 하반기 메탈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와 고객사 신차 라인업 확대에 따른 전방 수요 증가를 예상하며 수요 개선과 원가 절감 활동을 토대로 하반기 중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SDI는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유럽에서 BMW i4, 아우디 e-트론, JEEP Wranlger PHEV 등이 견조한 판매를 보이며 K-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13.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용량은 18.8GWh(점유율 4.3%)로 6위다.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급감했다.

하지만 오는 4분기 중 전기차 배터리 수요 회복을 예상하며 수요 회복 시점이 늦어지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전지 산업이 고성장할 것이라 전망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연합뉴스 제공]

삼성SDI는 미주 내 P6 배터리의 공급을 확대하고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및 리튬인산철(LFP)의 양산 준비와 함께 신규 고객 수주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재고 과잉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평균 가동률은 50%대까지 하락했다"며 "중장기적으로 3사가 강세를 보일 북미 지역의 현지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연기 계획을 추가 발표하며 배터리업체들의 투자 전략도 함께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29.9% 성장한 163.3GWh(점유율 37.6%)를 기록,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 ZEEKR와 AITO, Ideal 등 주요 OME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고 테슬라 Model 3/Y, BMW iX, Mercedes EQ 시리즈, 폭스바겐 ID 시리즈 등과 같은 전세계 주요 OEM 또한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CATL은 올해 2분기 매출 870억 위안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123.6억 위안을 기록하며 사상 세번째로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CATL은 올해 4월 고성능 LFP 배터리 Shenxing Plus를 출시했고, 하반기 NCM 신제품 Qilin을 출시할 예정이다. 2개의 배터리 신제품 모두 이미 탑재 차량을 다수 확정 지어 놓은 상황으로 중국 내 점유율 추가 확대가 기대된다.

BYD(비야디)는 23.4% 성장한 69.9GWh로 2위(점유율 16.1%)였다.

최근 글로벌 OEM들 간의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1회 충전 시 2,100km 주행이 가능한 신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며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매 분기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BYD는 순수전기차(BEV) 판매량 또한 테슬라를 제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 파나소닉(18.8GWh)은 상위 10위권 내 업체 중 유일하게 역성장(-25.4%)하며 7위에 그쳤다.

파나소닉의 주요 역성장 원인으로는 연초 모델3의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분석된다. 최근 모델3의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파나소닉은 개선된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테슬라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는 "완성차업체들의 리튬인산철(LFP) 도입 계획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중국의 강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3사의 중장기적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중저가 제품 개발과 현지 생산, 안전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주요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