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이익 4조 원을 넘지 못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PC와 모바일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재고량이 증가했고, 중국산 반도체 물량으로 인해 가격 하락 여파가 크게 작용한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3분기 실적이 매출 79조 원과 영업이익 9조 1834억 원으로 최종 집계돼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다만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리 9조 원 초반대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은 낮아진 모습이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사업부가 29조 2700억 원의 매출과 3조 8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낮은 영업이익의 원인으로 3분기 DS부문의 일회성 비용 증가를 꼽았다.
일회성 비용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시장의 영업이익 추정치와 실제 기록 사이에는 약 1조 2000억 원 이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또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도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반도체 이익은 감소했으나 메모리 사업부는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메모리 부문 매출은 총 22조 2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특히 AI와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 확대로 HBM, DDR5, 서버용 SSD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시스템LSI는 일회성 비용 증가로 인해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실적은 하락했으며, 시스템온칩 사업은 플래그십 제품 판매량이 증가했다.
또 모바일과 PC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파운드리 실적이 부진했지만, 5나노 이하 첨단 노드를 중심으로 수주 목표는 달성했다.
디바이스(DX) 부문은 44조 9900억 원의 매출과 3조 3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특히 스마트폰(MX)에서 플래그십 제품 출시로 인해 두 자릿수 이익률 상승을 이뤘다.
한편 삼성전자가 3분기에 투자한 시설 구축 비용은 전분기보다 다시 3000억 원이 증가한 12조 4000억 원으로, 이 중 디스플레이에 1조 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대부분인 10조 7000억 원은 전부 반도체 투자에 사용됐으며, 삼성전자는 올해 총 시설투자 금액이 지난해보다 3조 6000억 원이 증가한 56조 7000억 원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3분기는 연구 개발비 부문에서도 분기 최대인 8조 8700억 원의 금액이 투자됐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스마트폰과 PC의 재고 처리와 메모리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성장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DS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DX 부문의 프리미엄 트렌드를 공략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일례로 D램의 경우 HBM을 중심으로 서버용 32Gb DDR5의 고용량 제품을 지속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차세대 D램인 HBM3E의 대규모 공급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에 6세대 D램 ‘HBM4’의 개발 및 양산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또 내년에는 사업부 간 협력으로 2나노 반도체 양산 성공에 이은 HBM 버퍼 다이 솔루션을 개발해 신규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메모리 부문에서도 다양한 응용처를 확대해 실적을 개선하고 2나노 GAA 양산성 강화 등 고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