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에 의해 수소 생산 설비의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촉매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최근 수소·연료전지연구단을 통해 수소 생산에 사용되는 이리듐 촉매 사용량을 20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리듐은 지난 2018년 백금을 대신해 등장한 촉매로, 당시 청정 수소를 고효율로 생산하면서도 백금보다 크게 가격을 절감할 수 있어 주목받았다.
다만 이리듐 역시 대량생산과 상용화로 넘어가기에는 여전히 고가의 광물에 속하고 공급이 불안정한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는 전기전도성이 높은 촉매 지지체에 이리듐을 얹어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주로 연구됐다.
그러나 이 역시 지지체가 수전해 과정에서 쉽게 부식된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연구팀은 물과 잘 반응하지 않는 소수성 탄소 지지체를 개발하면서 이리듐을 적게 사용함과 동시에 부식 문제도 해결했다.
또 이리듐의 높은 반응성으로 인해 수전해 과정에서 외부로 분출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지체에 안정성이 높은 셀레늄을 추가로 도입했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개발된 촉매 1㎠(제곱센티미터) 당 이리듐 함유량이 기존의 20분의 1인 0.05mg으로 줄었으며, 동시에 전류밀도는 3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김명근 선임연구원은 "고효율 이리듐 촉매 구현을 위해 지지체 솔루션은 물론 촉매 성능을 높이는 방법을 함께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대규모 촉매 합성 기술이 접목되면 그린수소 생산 단가를 낮추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6월 미국 화학회의 국제학술지 '에너지 레터스'에 표지논문으로 실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