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시장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1위 브랜드의 성공사례에 대한 벤치마킹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
국내 맥주 점유율 1위 브랜드인 오비맥주는 갈색과 녹색 등 유색 병이 주를 이루던 국내 맥주 시장에서 2021년 카스에 투명병 도입이라는 과감하면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이 시도는 브랜드의 점유율 상승을 이끌며 성공을 거뒀고, 이후 롯데칠성음료과 하이트진로도 2023년과 2024년 각각 투명병을 채택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카스가 라이트 맥주 수요를 일찍이 포착해 2010년 '카스 라이트'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2월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겨냥해 패키지를 리뉴얼하고 라이트 맥주 마케팅을 적극 펼치자 하이트진로도 지난 7월 '테라 라이트'를 출시하며 후발주자로 합류했다. 국내 맥주 1위 브랜드인 카스의 성공 공식이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형성한 것이다.
◆카스, 크러시 이어 테라 라이트까지..이제는 투명병 맥주 시대
투명병 시대는 지난 2021년 오비맥주가 카스 프레시에 국산 맥주 브랜드 최초로 투명병을 전격 도입하며 시작됐다. 기존 유색병과 달리 맥주의 청량감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깔끔하고 산뜻한 이미지를 극대화한 결과, 새로운 것을 찾는 2030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오비맥주의 투명병 교체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이후 투명병 제품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1월 4세대 맥주를 표방하는 '크러시'를 출시하며 트렌드를 반영해 투명병을 선보였다. 이어, 하이트 진로도 신규 라이트 맥주 테라 라이트를 투명병 패키지로 출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맥주 업체 3사 모두 주력 맥주 브랜드에 투명병 제품을 보유하게 있게 됐다.
◆새 카테고리 라이트 맥주..카스 라이트에 이어 테라 라이트, 미켈롭 등 후속 진출로 시장 확대
주류 업계 경쟁은 스테디셀러인 '라거' 제품을 비롯해 '라이트' 맥주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근 가볍게 즐기는 음주문화와 함께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부상하며 가벼운 칼로리의 라이트 맥주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비맥주의 카스 라이트가 올해 상반기 라이트 맥주 1위를 기록하며 2010년 출시 이후 라이트 맥주 시장을 꾸준히 선도해왔다. 오비맥주는 미국에서 라이트 맥주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인기몰이 중인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를 올해 5월 국내에 정식 출시하며 라이트 맥주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러한 시장 흐름을 따라 하이트진로도 테라 라이트로 라이트 맥주 시장에 뛰어 들었다. 테라 라이트는 카스 프레시에 이어 투명병을 채택하며 라벨 또한 기존 테라의 브랜드 컬러인 녹색이 아닌 파란색 라벨을 적용했다. 카스 라이트와 마찬가지로 '제로 슈거(Zero Sugar)'를 라벨 하단에 표시하고 유사한 느낌의 'Light(라이트)' 표기를 반영한 것을 볼 수 있기도 하다. 기존 대표 제품인 '테라' 대비 1/3 정도 칼로리를 낮췄다는 'CALORIE DOWN' 표기도 카스 라이트의 라벨에서 표시된 'CALORIE DOWN' 문구와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다.
테라 라이트가 라이트 맥주 시장에 후발주자로 합류했고 현재 라이트 맥주 카테고리에서의 입지는 카스 라이트가 선두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카스 라이트는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포함한 전체 맥주 가정시장에서 점유율 3.7%를 기록하며 라이트 맥주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체 맥주 브랜드 순위에서도 카스 라이트는 지난해 동기 8위에서 전체 6위로 두 계단 올라서며 라이트 맥주 중 유일하게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시장은 수백여 종의 제품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이다"라며 "경기불황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현 상황에서 시장 선도 브랜드의 성공 공식을 따르는 벤치마킹이 주요한 전략으로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