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의 확산과 케이블 TV 시청률 감소 등으로 홈쇼핑 실적이 악화하는 와중 최근 방송사와의 갈등도 심화하는 분위기다.
반면 케이블 TV 역시 많은 수익을 송출 수수료로 충당하면서 갈등이 중재 되지 않고 지난 5일에는 결국 송출 중단으로 이어졌다.
이에 TV와 엮인 홈쇼핑 산업 생존을 위한 전략과 향후 전망에 대해 정리했다.
▲ 수수료 부담 격화, 홈쇼핑 채널 ‘블랙아웃’
TV홈쇼핑업체와 케이블 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의 송출 수수료 갈등이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채널 송출을 하지 않는 ‘블랙아웃’이 현실화됐다.
국내 홈쇼핑 중 최대 규모인 ‘CJ온스타일’은 연초부터 송출 수수료 협상에 난항을 겪었으며, 결국 지난 5일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에서의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TV홈쇼핑 업황이 악화하면서 송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으나 SO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이는 대규모 TV홈쇼핑 기업 4곳 가운데 최초로 방송 송출을 중단한 사례다.
송출 수수료 갈등은 지난해도 불거졌지만, 당시 막판 협상이 타결되면서 송출 중단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CJ온스타일의 홈쇼핑 '미디어 월' [CJ온스타일 제공] CJ온스타일의 홈쇼핑 '미디어 월' [CJ온스타일 제공]](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76329/cj-cj.jpg?w=600)
CJ온스타일은 특정 방송사에게 더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송출을 중단한 이유로 해당 방송을 통한 주문 및 가입자 수가 급감한 것을 꼽았다.
아울러 지난해 개정된 홈쇼핑 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수료 산정 시 비주거용 법인 이용자 수는 제외해야 했으나 SO 측이 이를 포함하면서 부당한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케이블TV 측은 영업권을 침해한 독단적인 방송 송출 중단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계약 방식보다 60% 이상 인하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통상적인 계약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갈등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주로 케이블 TV의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홈쇼핑 불황이 함께 꼽힌다.
▲ 홈쇼핑 산업 불황, 원인은 이커머스?
최근 홈쇼핑 업계 전반에서 매출이 줄어드는 침체를 맞이하고 있는데, 주요한 원인으로는 경기 불황과 이커머스 시장 성장이 꼽히는 분위기다.
먼저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메이저 7개사 방송 매출액은 2조 7290억 원으로, 2019년 실적인 3조 1462억 원과 비교해 13% 이상 줄어들었다.
내수가 부진하면서 전체 산업 실적이 함께 악화한 것인데,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경제성장률 지표도 지난해 1.4% 하락한 데 반해 소비자물가는 3.4% 상승한 바 있다.
또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상권이 활성화되고 OTT의 등장으로 TV 매체 선호도 감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홈쇼핑 업계에서는 이커머스와의 경쟁 자체보다 케이블 TV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이 가격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실제로 TV 홈쇼핑 업계 매출이 줄어드는 동안 케이블 TV 송출 수수료는 2019년 1조 5497억 원에서 1조 9375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를 방송 매출액 비중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수수료가 차지한 비율은 방송 매출액의 71%에 달한다.
이에 지난해에도 다른 메이저 기업인 현대홈쇼핑이 SO인 KT스카이라이프와 갈등을 빚으면서 방송 송출 중단 직전까지 악화한 경험이 있다.
![라이브커머스 전환 꾀하는 홈쇼핑 업계 [롯데홈쇼핑 제공] 라이브커머스 전환 꾀하는 홈쇼핑 업계 [롯데홈쇼핑 제공]](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76374/image.jpg?w=560)
▲ 쇼핑도 OTT로...홈쇼핑 반전 전략은?
IPTV와 OTT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홈쇼핑 업계는 최근 ‘라이브커머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육성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주로 OTT와 같이 방송 송출자와 수신자 간의 상호 소통이 원활한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
기존 케이블 TV와 달리 정보 교환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도가 크고, 제품이 타겟하는 주 소비층과 연결된 인플루언서도 다양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후 전자상거래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이커머스 측에서 관련 플랫폼을 육성하자, 홈쇼핑 업계 역시 방송 기반 판매 노하우를 살려 라이브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부터 홈쇼핑 업계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육성했으나, 당시에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비교해 큰 차별점을 부각하지 못했다.
당시 네이버쇼핑과 11번가 등이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할 때 100만 명 이상이 시청했던 것과 달리 CJ온스타일의 시청자는 1만여 명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면서 지난 9월에는 약 한 달간 진행된 신규 프로그램의 누적 시청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 유명 연예인들을 초빙해 시청자와 소통하는 콘텐츠가 돌풍을 일으키며 한때 일간 1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CJ온스타일의 라이브커머스 앱에 접속하기도 했다.
특히 CJ온스타일은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의 약 56%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OTT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다른 홈쇼핑 기업의 경우 라이브커머스 매출보다 아직은 케이블 TV 점유율이 더 큰 경우도 존재하나, 업계에서는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완전한 전환이 아니더라도 점차 라이브커머스와 케이블 TV 사업을 함께 운영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책임감 있는 판매와 신뢰도 높은 방송이 핵심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과의 소통에 방점을 두고 강화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