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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떠오르는 미국 제약 시장, 국내 기업 경쟁력은?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위한 대규모 자회사를 설립하며 국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중국산 약품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펼치면서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CDMO 산업 전망과 국내 기업 현황,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정리했다.

▲ 약품 생산 원스톱 서비스 구축하는 셀트리온

셀트리온그룹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그룹은 CDMO 전문기업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출범했다고 17일 밝혔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셀트리온의 100% 자회사이며, 1차 자본금으로만 현재 100억 원이 출자된 것으롱 알려졌다.

CDMO는 의약품 위탁생산을 기반으로 개발 과정도 일부 지원하는데, 셀트리온은 이를 넘어 신약후보물질 선별부터 세포주·공정 개발, 임상시험 계획 등 개발 전 과정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기존에도 위탁생산(CMO) 사업을 진행해온 바 있기에 이를 토대로 생산시설 증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차적으로는 내년에 10만L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1공장을 착공하고, 이후 생산 규모를 최대 20만L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목표는 CDMO 매출을 2035년까지 3조 원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연구시설을 확대하면서 미국·유럽·인도에 관련 센터를 건설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규 모달리티 영역을 포함해 생산 영역 확대와 혁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펩타이드 기반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셀트리온 제공]

▲ 위탁생산 전성시대

한편 국내 제약 업계에서도 최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사업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먼저 대표적인 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 3분기 338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제약회사 중 유일한 네 자릿수 영업이익이며, 3분기 영업이익 2위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다.

반면 CDMO 대신 오랜 준비 과정이 필요한 신약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전통적인 제약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모양새다.

한미약품은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510억 원에 머물면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4% 하락했고, 종근당은 2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5%가 줄어든 모습이다.

CDMO 사업 자체는 과거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종목이지만,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크게 떠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당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부족을 겪으면서 직접 생산보다는 아웃소싱으로 공급을 늘리는 방식을 주로 채택했고, 이에 국내 기업들이 혜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 제약기업 싸이티바의 경우 지난 2021년 약 621억 원을 국내에 투자해 세포 배양 약품 생산시설을 건립한 바 있다.

이어 최근에는 미국의 자국 내 약품 생산 확대 정책에 발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7일 현지에서 1112억 원에 달하는 CDMO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 11월에도 유럽 소재 제약사와 총 9000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항체·약물 중합체(ADC) 분야 약물에서 위탁생산 항목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떠오르는 차세대 ADC 항암제 구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최근 떠오르는 차세대 ADC 항암제 구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 제약 산업의 미래

앞으로 신약 개발 경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CDMO 사업의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위탁생산(CMO)를 넘어 CDMO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생산 공정과 상용화 과정을 지탱할 기술력이 필요한데, 이 경우 국내 제약사도 인건비 경쟁에서 밀리던 중국과 인도 기업과 경쟁이 가능해진다.

지난 5월 미국 바이오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산 약품 의존도는 79%에 달하는데, 이를 줄이기 위해 현지 의회에서 생물보안법이 추진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약품 의존도를 낮추는 법안으로, 통과될 시 국내 기업 진출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받는다.

다만 중국 기업의 로비로 인해 지난 19일 해당 법안의 통과가 불발되면서 입법 힘겨루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의 큰 경쟁 상대는 일본 제약사로, 지난 5월 일본 아사히글라스의 CDMO 자회사 AGC 바이오로직스는 네덜란드 제약사 '바이오커넥션'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특히 바이오커넥션의 경우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특수 무균 충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위탁 개발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