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트렌드로 떠올랐던 전기차가 수요 정체(캐즘존)에 빠진 가운데, 내연 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섞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캐즘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에 현재 전기차 캐즘존과 친환경 차량 현황, 앞으로의 산업 전망에 대해 정리했다.
▲ 하이브리드차 사상 최대 실적
지난해 하이브리드차의 누적 등록 대수가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자동차 통계에 따르면 국내의 하이브리드차 누적 등록 대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 대를 넘겼다.
특히 총 202만 4481대의 하이브리드차 중 지난해에만 역대 최다인 48만 2349대의 차량이 등록되면서 전체 차량 대비 친환경 차 비중도 10%를 넘겼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증가 속도인데, 17년 전인 2008년 이미 국내에 등장한 바 있는 하이브리드차는 2022년에야 100만 대를 넘겼지만, 이후 2년 만에 100만 대가 추가 등록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인기의 원인으로는 주로 대중의 친환경 인식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전기차의 성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주로 꼽힌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징검다리로 인식되면서 비교적 높은 연비와 전기차보다는 저렴한 가격 등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유가 상승으로 내연 차량의 유지비용 부담이 가중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차는 기아 쏘렌토이며, 약 6만 1000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 관계자는 “캐즘 존이 지나면 결국에는 전기차로 넘어가겠지만, 전기차 기술이 소비자의 기대치만큼에 미치지 못하면 하이브리드차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역별 전기자동차 판매 비중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제공] 지역별 전기자동차 판매 비중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제공]](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77731/image.jpg?w=560)
▲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PEHV’
한편 기업에서는 내연차와 전기차의 중간 단계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등장한 것처럼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의 중간 단계를 상용화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PEHV’ 차량이 꼽힌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불리는 PEHV 차량은 엔진과 모터가 함께 탑재된 것은 동일하지만,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전기차처럼 충전소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터만으로도 더 먼 거리를 주행하면서 연비가 향상되고, 필요에 따라 기름과 전력 중 연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글로벌 전동차 시장에서도 PHEV의 점유율이 점차 상승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그룹의 HMG경영연구원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글로벌 순수 전기차 대수는 지난해 1056만 대에서 18.9% 성장하여 약 1256만 대가 될 전망이지만, PHEV는 23.8% 증가한 817만 대의 수요가 예상됐다.
PHEV의 단점으로는 높은 가격과 모터·엔진의 무거운 무게가 꼽히는데,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최근 원통형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인터배터리 2025’에서는 삼성 SDI와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각자 개발한 46형 배터리 공개를 예고하면서 경쟁 중이다.
46형 배터리는 지름 46mm의 원통 형태로 기존 2170 배터리와 비교해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아 배터리 효율은 물론 무게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HMG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올해도 수요 둔화에 빠질 가능성이 큰데, 그러면 기업 간 생존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PBV 전용 플랫폼 'E-GMP.S' [현대차그룹 제공] PBV 전용 플랫폼 'E-GMP.S' [현대차그룹 제공]](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77730/pbv-e-gmp-s.jpg?w=600)
▲ 친환경 자동차의 미래
다만 국내에서는 최근 전반적인 소비자 심리지수 악화로 여전히 전체 자동차 시장은 성장률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 규모를 약 160만 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와 판매량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국내 성장률이 약 1.9%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과적으로는 올해도 친환경 자동차는 수출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전망이다.
실제로 산업통상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자동차 수출액은 약 7조 3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는데,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이어 역대 2위이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설 연휴 등으로 인해 매출이 약 1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하이브리드 차량은 지난해 12월 약 2만 6000여 대가 판매됐지만 1월에 3만 6000대 판매로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아울러 전기차 부문도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나 언젠가 다가올 전기차 상용화 시대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현대차·기아는 지난 27일 전기차 개발을 위한 전용 플랫폼 ‘E-GMP.S’를 공개하며 라인업 다양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차량 ‘PBV’를 통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소프트웨어 제어 성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최근 삼성전자와의 제휴로 PBV 차량 내에 스마트싱스 원격제어 시스템 탑재를 추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