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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아직 비관적으로 볼 때 아니다

지린성 조선족 자치구의 불야성
지린성 조선족 자치구의 불야성

중국 증시, 연달아 하락하는 이유는 뭘까?

중국 증시가 도다시 8%대 낙폭 겪으며 '블랙 먼데이'를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9%(296.84포인트) 떨어진 3,209.91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07년 2월 27일 하루 동안 8.84%의 낙폭을 기록한 이후 8년여만의 최대 낙폭이다.

상황은 심각해 보인다. 이날 증시가 공황 상태에 빠지자 자발적으로 거래정지를 요청한 상장사들이 200여 개에 이르렀다. 이날 중국 정부가 푼 1조 위안에 달하는 양로기금의 증시 투입 소식에도 불구하고, 향후 추가 시장개입과 증시 부양이 없을 것이라는 실망감에 투매세가 나타난 것이 원인이다. 시장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 비중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증시가 며칠 간격으로 계속 급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증시의 움직임은 시진핑 정권의 장기 전략을 이해해야 바로 볼 수 있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 G2의 지위를 굳히고 있으나 미국과 대적하기엔 모자란 면이 많다. 경제 규모는 상당하지만 정치외교적, 군사 경제적으로 규모에 맞는 위상과 영향력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올해 초부터 구체화되고 있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과 일대일로(뉴 실크로드) 사업을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이 두 정책을 통해 성장동력 저하 문제 해결과 국제적 위상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G2 굳히기를 위해 필요한 두 가지 : 위안화 국제화, 금융시장 활성화

한편 중국 금융시장은 경제와 교역 규모에 비해 영향력이 낮다. 부분적으로라도 자본시장이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외국인이 투자를 하거나, 외국계 기업이 상장하는데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위안화 국제화 수준도 낮아 홍콩, 선전 등 경제 특구를 중심으로 위안화 거래에 관한 제한을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위안화 결재 비중은 2.1%에 불과하다.

 중국 입장에선 위안화 국제화와 금융 개혁이 꽤나 절실하다. 산업구조 개선 측면에서 위안화 국제화와 금융개방은 중국 정부의 장기 목표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위안화 국제화로 통화 위상이 높아지면 환율 변동성이 하락할 것이며, 위안화 국제화 차원에서 시장이 개방되면 금융시장 규모가 확대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중국 가계의 소득과 고용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금융부실과 부동산 경기 경착륙 위험을 줄이는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 부채비율은 투자 중심으로 성장한 탓에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며, 현금 흐름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신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예금은 줄어들고 있으며, 전체 부실채권 증가율도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다. 금융시스템 안정이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230여 년간 수차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원인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획득에서 보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부채 폭탄 위기 극복에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거다.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국의 조치... 버블 낳았지만 기반은 다졌다.

중국 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동안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선행 작업을 했다. 중국 국유기업은 증시에서 시가총액 총합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부채 비율 또한 높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하반기 이후 IPO 규모의 10배가 넘는 유산증자를 진행해 국유기업의 부채 부담을 줄였다. 또한 2011~12년엔 부실채권을 매입하기도 했으나 시장 상활이 좋지 못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2014년 이후엔 중국 시중은행이 우선주를 중심으로 자본확충을 진행해 자기자본 비율을 늘리기도 했다.

중국증시가 변동성이 심한 이유는 중국 주가 상승이 유동성 확대와 함께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가는 고평가 받았으나, 위안화 대출이나 사회융자 증가율은 둔화되었고, 신용잔고와 신규계좌수는 급증했다. 유동성이 늘지 않은 상태에서 부채로 주가가 오른 만큼 신용 규제와 심리 변화에 취약한 체질이 된 거다. 2014년 11월에 실시한 후강통은 간접적 증기 개방이었고, 한국, 일본, 대만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 역시 증시 개방으로 인한 증시 버블층을 형성했다.

결론적으로 최근 중국 증시 급등락은 기존의 높은 신용거래 의존도와 주식 고평가에 의한 결과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부동산 개발업자 증자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금리 인하와 인민은행 개입으로 지방정부 부채를 조정했으며, 은행 자본 확충을 어느 정도 성공했다. 위안화 국제화와 금융시장 활성화 기반은 다져놓은 것이다. 중국 정부가 자산 버블을 100% 통제하긴 힘들거라 가정하더라도, 중국 경제에 대한 중장기적 비관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