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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이동통신사 서비스 경쟁, 가뭄에 단비 맞은 '소비자'

이동통신 3사는 요금 할인과 단말기 공시지원금 인상, 멤버십 혜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오랜만에 치열한 고객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통신업계는 연간 가입자 목표 달성을 위해 보통 1분기부터 왕성하게 마케팅 경쟁을 벌여왔으나, 올해는 이통사들의 초점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에 집중된 탓에, 서비스 경쟁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이렇다 할 혜택이 없었다.

다시금 이동통신사들의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홀해진 서비스에 목마르던 고객들에게 단비같은 혜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이달 들어 데이터 사용 관련 고객의 선택폭을 확대하는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월정액 8천원에 매일 동영상 전용 데이터 3GB를 받고 데이터 안심옵션과 실시간 TV, 미디어 콘텐츠까지 이용할 수 있는 '꿀팁 마음껏 팩'을 내놨다.

SK텔레콤은 바로 다음 날 자사의 동영상 특화 요금제인 '밴드 플레이 팩'의 하루 데이터 제공량을 1GB에서 2GB로 늘리며 맞대응에 나섰다.

또한 중고폰을 일정 기간 후 신형폰으로 교체해주는 기기변경 관련해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갤럭시 클럽'에 대항해 'H클럽'을 선보였다.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할부금의 50%를 낸 뒤 중고폰을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H클럽은 하루 3천명 이상이 가입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SK텔레콤도 이에 질세라 2주뒤 'H클럽'과 유사한 '프리미엄클럽'을 들고 나왔다. 보험료가 LG유플러스보다 2천원 싼 대신 할부금을 60% 납부하는 조건이다.

고객이 실생활에서 혜택을 볼 수 있는 멤버십 영역에서도 다양한 혜택이 쏟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멤버십 혜택에 카쉐어링 서비스 '쏘카' 할인을 추가했다. 쏘카 할인은 2주 만에 2만 명이 넘게 이용했다.

KT는 월 1회, CGV와 아웃백 등에서 평소 대비 2배의 할인 혜택을 주는 '더블할인 멤버십'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맞불을 놨다. 또 KT는 콘텐츠 구매 때 요금할인과 쿠폰을 제공하는 '기가 기프트'를 내놨고, SK텔레콤은 매일 15개 제휴처에서 쿠폰과 콘텐츠를 주는 'T라이프'를 선보였다.

공시지원금 상향이 되고, 출고가 인하 경쟁이 활발해지는 등 단말기 가격 부분에서도 치열한 서비스 경쟁이 벌어졌다.

SK텔레콤이 지난 1일 아이폰6의 출고가를 내리자 사흘 뒤에는 KT가 아이폰6 공시지원금을 최고 60만원까지 지급했고, 그 이틀 뒤에는 SK텔레콤이 자사 전용 중저가 스마트폰 루나를 사실상 '공짜폰'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도 X스크린과 G3스크린, Y6, 갤럭시노트엣지 등을 공짜폰으로 풀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맞불을 놓았다. 한 회사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면 다른 회사가 이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통 3사가 오랜만에 서비스 경쟁을 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인수·합병 문제에 매달리다 보니 준비해놓고도 실행하지 못한 고객 서비스 정책들이 꽤 있었다"며 "이통사들이 그동안 고객 서비스를 위해 제 할 일을 못 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