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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덕본 최대 흑자국 獨...유로화 가치 논란두고 ECB 방패 뒤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언급한 유로화 가치 논란에 유로화를 관리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을 언급하며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인 피터 나바로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6일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를 통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양적완화에 착수할 때 이는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를 치솟게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면서 "이후 공개적으로 확장적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자제해 왔다“는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ECB의 방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데에는 ”지금와서 이 정책의 결과에 대해 비판받고 싶지는 않다"고 말해 ECB의 정책의 결과를 정작 미국에서는 독일을 비난하는 것에 가만히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유로화 약세를 초래한 ECB의 정책에 대한 ‘광팬’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진 내용과 독일이 ECB의 환율 정책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고 항변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현재 유로화의 가치에 대해서도 독일에 유리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로 달러 환율은 엄밀히 말해서 독일 경제가 경쟁력 있는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너무 낮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은 독일을 위해서는 너무 완화적"이라고 지적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유로화의 약세는 ECB의 책임임을 언급하였지만 독일이 현재 유로화 체제에서 가장 큰 수혜자임을 볼 때 ECB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기 논란도 예상된다.

독일 민간 싱크탱크인 Ifo에 따르면 독일은 작년에 3천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중국의 흑자를 500억 달러 이상 넘어서며 세계 최대 무역흑자대국 자리를 유지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FT에서 "유로화는 '사실상 독일 마르크화'로 유로화 가치 절하가 독일의 교역에 득이 되고 있다"는 발언도 하였는데 이와 같이 독일을 비판한 데에도 무역 적자에 처한 자국에 비해 무역 흑자라는 과실을 누리고 있는 독일에 대한 공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담긴 것이다.

독일 내 두 번째로 큰 은행은 코메르츠방크의 외환 애널리스트인 울리히 레흐트만은 "나바로 위원장의 발언은 현재 미국과 세계 각국 간 환율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ECB의 양적완화를 방패삼는 독일에 대해 환율을 이용해 무역적자 현실을 타개하려는 미국의 무역 전쟁이 향후 어떤 양상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