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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이 남긴 역사적 교훈 잊지 말아야

박근혜 전대통령이 오늘 새벽 결국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되었다. 우리나라 전직대통령으로서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박전대통령의 영장심사를 위한 심리시간은 무려 8시간 40분으로 역사상 가장 길었지만 심문종료 후 영장발부는 예상보다 빨리 8시간 만에 이루어졌다.

강부영판사가 밝힌 영장발부사유는 명료했다.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분명하게 이루어졌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구속된 피의자를 기소하여 재판을 통하여 범죄혐의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미 구속되어 있는 국정농단의 중심인 최순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 등과 같이 형사재판을 받아야 할 입장에 처하고 말았다. 한 때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대통령과 정부의 주요 인사,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가 사법적 단죄를 기다려야 할 운명에 처한 것이다.

전 대통령의 구속여부를 놓고 찬반의견이 분분 하였지만 법원의 판단은 법치주의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구속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매우 고통스럽고 국가적으로도 참담한 비극으로 볼 수 있는 전직 대통령의 구속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한국 정치사에서 세 번이나 되풀이 되는 이런 비극과 치욕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남긴 역사적 교훈을 잘 찾아보고 이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첫째, 대한민국은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점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불법행위를 자행하면 언젠가는 처벌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앞으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나 고위공직에 나서고자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교훈이다.

둘째, 정치인은 정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13개의 범죄혐의에 대하여 증거가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혐의사실을 모두 부인하였다. 이미 존재하는 사실에 대하여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이를 부인하는 것은 거짓말이 된다.

셋째,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무기력한 사람이 정치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대통령은 3무와 불통의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한 배를 타고 국정을 수행한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비서관, 장.차관과 사적으로 가장 가까운 최순실 등이 무더기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혼자 독야청청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는가.

지금은 차기 대통령선출을 위한 선거운동이 한참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서울 중앙지법의 형사합의부에서 진행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가급적 빨리 끝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