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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증선위 제재조치 무시한 효성, 버티면 그만?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최근 경제개혁연대는 감독당국의 제재조치를 무시하는 효성과 조석래 회장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은 효성의 대표이사직에서 즉각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며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증권선물위원회의 해임권고 제재조치를 강제할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것을 아울러 촉구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효성과 조 회장에 대해 '해임 권고'를 내린 지 반년이 지났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지난해 7월 9일, 제13차 회의에서 효성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과징금 최고한도인 20억원을 부과하면서, 대표이사인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에게 해임권고 조처를 내렸다.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했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미 조 회장은 8900억원의 분식회계를 통한 1000억원대의 조세포탈,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900억원대의 횡령⋅배임, 500억원대의 위법배당 등의 혐의로 지난해 1월 8일 불구속기소된 상태였다.

효성은 현재 조 회장, 조현준 사장, 조현상 사장 등 총수일가와 그 최측근인 이 부회장 등 4명이 등기이사직(사내이사)을 맡고 있는데, 대표이사인 조 회장과 이 부회장, 조현준 사장 등 3명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조 회장 등의 혐의 중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이미 감독당국의 판단과 그에 따른 조치가 이루어졌다. 증선위는 효성의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공시한 사항을 적발했고, 이에 법인인 효성에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표이사인 조 회장과 이 부회장을 해임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효성을 감사하면서 회계감사기준을 위반한 삼정회계법인에 대해서도 감사업무의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증선위의 제재조치 의결에도 불구, 조 회장과 이 부회장의 즉각적인 해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 회장과 이 부회장은 여전히 효성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재벌그룹 총수에게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라고 권고했지만 현재로선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금감원장에게 효성의 제재조치 이행 여부에 대해 질의했는데,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은 "통상 해임권고가 있을 경우 다음번 주총까지 기다려주는 것으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해임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는 없다"고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만일 '효성이 지금까지의 관행을 무시하고 다음 정기주총에서 해임안을 상정하지 않을 경우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증선위의 조치는 해임 '권고'이기 때문에 사실상 별다른 제재방안이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효성은 증권선물위의 제재 조처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지난해 10월 제기했다. 감독당국이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하여 효성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조사하고 그에 따른 제재조치를 의결했음에도 효성이 이를 무시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문제가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감독당국이 분식회계로 결론 내리고 제재조치를 의결했다면 효성은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일단 제재조치를 수용하고 나중에 법적인 문제를 다퉜어야 하나, 효성은 오히려 시장과 감독당국에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시간끌기를 넘어 효성그룹 총수일가의 오만함과 무책임함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대표이사 해임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상황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효성의 총수일가의 경우, 작년 효성의 정기주총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친정체제를 구축한 바 있고, 특히 지난해 10월 증선위의 감리결과조치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감독당국의 바람과는 달리 올해 주총에서 대표이사 해임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효성이 끝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아도 강제할 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금융당국이 보다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제재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금융위와 한국거래소가 감독당국의 제재 조처를 즉각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에도 이행할 의사가 없으면 상장폐지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미 드러난 혐의만으로도 조 회장 등에 대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효성은 총수 일가의 친정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과 주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 등은 여전히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오히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자신과 고교 동문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장관 및 한민구 사외이사 등을 새로 선임하고, 아들인 조현상 부사장을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등 친정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효성은 감독당국의 제재 조처를 무시하고 있다. 조 회장 일가는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최종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수는 있으나, 검찰이 확인한 혐의는 모두 조 회장 등이 효성 등 효성그룹 계열사 및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조직적인 방법으로 '이익은 총수에게, 손실은 회사에게' 전가한 지능적이고 악의적인 것들이었다.

이러한 혐의 자체만으로 효성과 효성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곤두박질쳤고, 그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전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 일가는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효성이 시장경제와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남아 있을 의사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증선위의 대표이사 해임권고 조치를 즉각 이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증선위의 권고 조처를 즉각 이행하도록 할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