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6명의 할머니를 숨지게 하거나 중태에 빠뜨린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구속 기소된 일명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피고인 박모(82) 할머니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손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이 사건 국민참여재판 최종 의견진술에서 검찰은 "범행 방법이 잔혹, 대담하고 죄질이 나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또 "증거가 충분함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이번 사건으로 마을이 파탄 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역시 "생명 존엄의 가치에 의문을 던진 충격적인 사건이다"면서 "피해자를 위해서 정의를 실현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할머니 2명을 사망하게 하고 4명을 중태에 빠뜨린 사건인 만큼, 구형에 대한 논란도 거셌다. 죄질이 불량하다는 점을 들어 "무기징역이 아닌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80세가 넘은 고령자를 사형해서 무엇하냐, 무기징역으로 족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질적으로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국에서, 사형 존폐에 대한 논의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될 때마다 거론되는 주제다. 하지만 가치 판단이 입장에 따라 다른 탓에 결국 논의는 '어느 쪽이 더 사회적 비용이 작냐'에 대한 관점으로 흐르게 된다. 사형과 무기징역, 어느 쪽이 비용이 덜 들까?
의외로 미국에선 사형제가 돈이 더 많이 든다는 이유로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사형 선고를 해두고 집행은 극소수만 하다 보니 교도소에 사형수를 수감하는데만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경우 사형제가 불화한 지난 1977년 이후 지난 2012년 까지 사형수 관련 예산을 무려 40억 달러 (한화 약 4조 3640억 원)을 집행했으나,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경우는 13건에 불과했다. 이에 사형 폐지론자들은 "사형수 1명을 처형하는데 3억770만 달러(우리돈 약 3357억원)나 쏟아 부은 셈"이라며 "사형제를 폐지할 경우 주정부는 매년 1억~1억3000만 달러의 예산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영리법인인 '사형정보센터(DPIC)'는 보고서에서 사형 선고를 내릴 경우 피고인에게 더 많은 변호사가 선임되며, 유죄 여부를 가리는 데 필요한 DNA분석,사형수 특별감방 마련 등에도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며,사형제를 유지하기 위해 각 주는 무기징역보다 매년 평균 1000만달러 이상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의 상황도 별로 다르지 않다. 법무부는 사형수 1명에게 연간 들어가는 예산을 약 169만 원으로 추산했다. 이중 식비가 113만7천원(끼니당 약 1천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다음이 의료비(21만원), 연료비(10만1천원), 수용비(9만4천원), 피복비(5만3천원) 순이다. 사형수 전체로 보면 약 9천 만원의 예산이 해마다 투입되며, 여기에 시설비, 교도관 급여 등을 포함하면 실제 지출액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1997년 말 김영삼에서 김대중으로 정권이 이양되는 시기에 사형수 23명에 대한 형이 한번에 집행된 이후, 지금까지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