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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 이후 주택 매매량 줄고 전세자금대출 급증

지난해 9·13 대책 이후 부동산 매매시장이 가라앉자 국내 주요은행의 4분기 전세자금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9·13 대책으로 대출이 막히고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자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해 12월말 전세자금대출은 모두 62조9천7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말 57조9천577억원에 견줘 5조134억원 늘어난 규모다.

전세자금대출의 전분기 대비 증가액은 2017년 3분기부터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지난해 1분기 4조8천555억원으로 고점을 찍고 둔화되는 분위기다.

▲ 9·13대책 이후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 하락=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전국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정부 대책 전후인 지난해 9월 0.98%, 10월 0.56%를 기록한 후 11월 0.15%, 12월엔 0.08%로 쪼그라들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도 9월 3.83% 급증했다가 10월 1.84%, 11월 0.40%, 12월 0.11% 오르는 데 그쳐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 주택 매매 거래량 줄고 전세거래량 증가=부동산 매매 거래량이 줄어드는 반면 전세거래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내려갈 것을 우려해 자기 집을 팔고 전세로 들어가거나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사기보다는 전세살이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신고 건수 통계에서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9월 월평균 1만4천542건이었던 전월세 거래는 그해 10월 1만8천117건으로 껑충 뛰었고 11월에도 1만6천36건이나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전월세 거래는 월별 전월세 거래량 통계가 공개된 2011년 이후 11월치 중에서는 최대였고, 10월 전월세 거래도 2014년 10월 1만8천297건 다음으로 지난해가 가장 많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 강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비해 기존 부동산을 처분하고 전세로 전환한 이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세계약 연장 시 집값 상승에 따른 전세가 상승으로 대출 수요도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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