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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물가 마이너스 1.6%...”D공포 대비해야“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한국의 전체 최종생산물의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GDP물가까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Depression)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구조적 경기 침체에 따른 저물가 현상이라고 진단하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GDP 디플레이터 마이너스 1.6%...명목GDP<실질GDP=3일 한국은행의 '2019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최종생산물의 가격수준을 나타내는 GDP물가인 GDP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 대비 사상 최저치(기준 조정 이전 포함시 1999년 2분기 -2.7% 기록 이후 최저)인 –1.6%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01%), 올해 1분기(-0.5%), 2분기(-0.7%)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4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올해 3분기 누적 GDP 디플레이터는 -1.0%다. 연간 GDP 디플레이터가 역대 세 번째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명목GDP가 실질GDP를 밑도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GDP 디플레이터가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며 하락한 적은 단 두 번에 불과하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내수가 부진했던 1998년 4분기부터 1999년 2분기(-1.1%→-4.5%→-2.7%), 반도체 등의 수출 가격이 하락했던 2006년 1분기부터 2분기(-0.7% → -0.2%) 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를 이어왔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것으로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다. GDP가 한 나라 경제의 모든 활동을 포괄할 뿐 아니라 추계 때 소비자물가지수, 수출입물가지수 등 각종 물가지수를 이용한다. GDP 디플레이터는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물가요인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로서 GDP라는 상품의 가격수준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수출 제조업 기업의 수익성 악화=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는 제조업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시사한다. 물품 판매 물량이 늘어나도 가격이 떨어지면 정작 기업이 얻는 수익은 악화된다. 낮은 GDP 디플레이터가 장기화되면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수익성이 떨어진 기업이 투자를 늘리거나 실질 임금을 올리기는 어렵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국민소득 증가세 역시 둔화되며 이는 수요와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 디플레이션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수출

 

▲수요부진으로 저물가 지속...경기부진 여파에 내수시장으로 버틸까 우려도=계절적 요인에 따라 등락이 큰 농산물과 외부 요인에 민감한 석유류 등을 제외하고 산출한 11월 근원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0.6%에 그쳤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물가 상승률이 공식적으로는 처음 마이너스를 보인 지난 9월(0.5%), 1999년 12월(0.5%)과 같은 사실상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 근원물가 역시 1999년(0.3%)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수출 제조업 기업에서 시작된 경기 부진의 여파를 내수로 버틸 체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하며 당장 경기 상황이 디플레이션으로 보기 어렵다 할지라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플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