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관광을 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대통령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43)를 촬영하던 사진기자가 구타를 당했다며 홍콩경찰에 신고했다.
뉴스사진 제공업체인 시노픽스 소속 사진기자인 리처드 존은 "지난 15일 오전 홍콩의 대표적인 쇼핑지역인 카우룽(九龍) 침사추이에서 짐바브웨 무가베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의 사진을 찍으려다 그레이스로부터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홍콩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명보(明報)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20여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의 부인인 그레이스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는 '쇼핑광'으로 알려져 있다.
리처든 존은 당시 영국의 유명한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와 계약을 맺고 그레이스의 사진을 촬영했으며 선데이 타임스는 18일자로 리처드 존 구타 사건을 1면 기사로 보도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특히 그레이스의 사진과 함께 얼굴에 피가 묻은 리처드 존의 사진도 실었다.
리처드 존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그레이스가 쇼핑을 하기 위해 침사추이의 5성급 호텔 샹그릴라호텔을 떠나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 그레이스가 갑자기 카메라를 잡아당기면서 얼굴과 머리를 10여차례 가격했다는 것.
이어 그레이스의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위협을 가했으며 가까스로 택시를 잡아타고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리처드 존은 주장했다.
리처드 존은 "그레이스로부터 구타를 당한 뒤 병원에 가서 의사로부터 진찰을 받았다"면서 "의사는 입, 턱 등 얼굴 곳곳에 최소한 9곳 이상의 멍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처드 존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 17일 침사추이 지역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으나 이미 그레이스와 일행들은 홍콩을 떠난 뒤였다.
홍콩경찰 관계자는 "리처드 존의 얼굴 상처를 볼 때 구타를 당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관련자가 홍콩에 없어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에 따르면 그레이스는 쇼핑 및 관광을 위해 지난 1월초 말레이시아 랑카위를 방문한 뒤 지난 9일 홍콩에 입국했다.
그레이스는 홍콩에서 하루 방값이 6천850홍콩달러(120만원 상당)에 달하는 샹그릴라호텔의 스위트룸에 머물렀다.
짐바브웨는 국민이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을 겪는 빈곤국이지만 그레이스는 이탈리아 브랜드인 '페라가모'를 비롯한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쇼핑광'이라고 홍콩언론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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