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선물 매매의 영향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꼬리(선물시장)가 몸통(현물시장)을 흔드는 이런 `왝더독(wag the dog)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32포인트(0.70%) 내린 1,187.05로 출발했으나 상승세로 전환해 오후 1시49분 현재 3.77포인트(0.32%) 오른 1,199.14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선물시장의 주도권을 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하자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바뀌면서 현물지수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 매매란 선물과 현물 사이 가격 차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이날 장 초반 대체로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같은 시각 코스피200 지수선물의 최근 월 물인 3월 물에 대해 1천800계약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4일에도 선물시장에서 장중 1천700계약 순매수에서 2천700계약 순매도를 오간 외국인이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나타났고, 3일에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지수선물이 상승세를 타자 장중 하락세를 나타내던 코스피지수도 상승세로 마감하기도 했다.
왝더독 장세는 보통 현물시장의 거래가 활발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의 월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12억주에서 12월 104억주, 올해 1월 72억주로 급속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매에 프로그램이 따라 움직이면서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이달 들어 한층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 여력이 아직 많아 당분간 외국인 선물 매매에 따라 장이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증시의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화증권 이호상 연구원도 "외국인들이 단기적으로 매매 패턴을 바꾸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며 "왝더독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 투신권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왝더독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