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지역으로 높은 인기를 끌던 경기 남부권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주요 도시들의 3.3㎡당 매매 가격이 1000만원에 근접했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매수세 약화와 대규모 신규 단지로 인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시작된 국내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예측되고 있어 심리적 지지선인 1000만원이 붕괴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2009년 2월 14일을 기준으로 경기 남부 지역의 주요 도시들의 3.3㎡당 매매 가격이 1000만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특히 하락폭이 큰 편으로 의왕 1034만원, 용인 1053만원, 안양 1025만원, 하남 1065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상반기 가격으로 3년 만에 집값이 다시 회귀한 셈이다.
지역별 3.3㎡당 최고가격은 의왕시 1316만원(07년2월24일 시점), 용인시 1251만원(07년3월24일 시점), 안양시 1127만원(07년3월24일 시점), 하남 1186만원(08년8월23일 기준)이였다. 최고가 대비 가격차는 의왕시가 282만원으로 가장 많이 하락했고 용인시가 198만원, 하남시 121만원, 안양시 102만원 순으로 떨어졌다.
주목할 점은 면적대 별 3.3㎡당 매매가격으로 봤을 때 수요자가 가장 많이 찾는 면적대인 66~99㎡와 99~132㎡는 대체로 다른 면적에 비해 가격이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하남시의 경우 66~99㎡대의 3.3㎡당 최고가는(08년 8월 23일 시점) 1024만원이었으나 현재 3.3㎡당 매매 가격은 929만원으로 95만원 가량 떨어진 상태다. 이를 통해 실제 체감 가격은 이미 1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한편 경기 북부지역은 꾸준한 상승세로 3.3㎡당 1000만원을 향하고 있다. 2007년 2월 10일(경기 남부 지역 최고가 시점)을 기준으로 의정부의 3.3㎡당 매매가격은 532만원, 포천 330만원, 동두천 305만원으로 매우 저렴했지만 현재 의정부 879만원, 동두천 554만원, 포천 527만원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연이은 교통 환경 개선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각각 347만원, 249만원, 197만원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 남부 지역은 2006년부터 강남 및 분당 신도시의 영향으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2007년부터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매수세가 서서히 약해졌다. 게다가 작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국내 실물 경기마저 침체되자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마저 관망세를 보이며 하락폭은 더욱 커졌다.
최근 들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보이자 적체됐던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며 하락폭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판교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지구 입주와 수원과 용인 등 대단위로 건설되는 아파트의 신규 입주가 남아있는 상황으로 당분간 전반적인 약세는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의왕시 내손동의 S공인중개소의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분당을 비롯해 수원, 의왕 등 경기 남부지역에 적체돼 있던 급매물들이 대부분 거래가 되며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봄 이사철에 따른 계절적인 실수요가 대부분으로 과거와 같은 투자 수요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는 일부 급매물 위주로 거래하기 때문에 적체된 매물을 모두 소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당장 시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여전히 사회 전반에 걸친 침체 분위기가 만연해 섣불리 투자하려는 수요도 많지 않다.
그러나 부동산 3대 규제 완화를 통해 본 정부의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한 노력과 강남과 분당에서 시작되는 거래 분위기를 보면 더 이상 큰 하락세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어 심리적 지지선인 3.3㎡당 1000만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