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나는 재미있는 생각을 하면서 눈을 떴다.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은 바로 `나 자신이 부분적으로 국유화(nationalize)됐다'는 것이었다.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내 생활 곳곳에 지문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은행에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에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국민들의 생활에 정부 공적자금의 숨결이 얼마나 곳곳에 배어 있는지를 소개했다.
이 기사 속의 '나'는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은 JP모건체이스로부터 첫 모기지를 받았고, 이후 이 모기지를 매입한 홈커밍스파이낸셜의 모회사인 GMAC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넘어간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도 정부 자금이 투입된 것은 마찬가지다.
'나'는 제너럴모터스(GM)나 크라이슬러의 자동차를 갖고 있진 않지만, 공적자금이 투입된 AIG와 리스-스와프 거래를 한 샌프란시스코의 베이에리어고속운송시스템(BART)의 열차를 타고 통근한다.
점심식사로 야채스프를 주문하고 나서 계산하려고 꺼낸 아멕스 법인카드도 정부의 자금이 투입됐다. 내 돈으로 계산하려 해도 지갑 속의 내 신용카드는 사실상 국유화돼버린 씨티은행 카드였다.
내 딸이 다니는 발레학원의 제프 스튜어트 원장은 수업료로 받은 수표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거래 계좌에 입금한다. 이 은행 역시 공적자금이 투입됐음은 물론이다.
신문은 아무리 간접적이고 사소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해도 연방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최근 몇 년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개입의 수준으로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