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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행 파산행진에 예보기금 고갈

미국 부실 금융기관의 파산 행진이 이어지면서 파산 금융기관의 예금보호를 위한 미 예금보험공사(FDIC)의 기금이 바닥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FDIC의 예금보호기금이 급속히 소진되자 FDIC가 이를 확충하기 위해 은행들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2배 이상 인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작년 말 현재 FDIC는 4조8천억달러 규모의 보호대상 예금을 위해 188억달러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저축대부조합 위기 이후 최저치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도산하는 은행이 늘면서 이들 은행의 예금을 대신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

미국에서는 올 들어서만 14개 은행이 파산했고 작년 7월부터 따지면 35개에 달했다.

FDIC는 예금보호기금이 적용대상 예금잔액의 1.15%에 못 미치면 언제라도 이를 확충하기 위한 조치에 나설 수 있으며, 작년 말 이 비율은 0.4%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FDIC는 이날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열어 연간 140억달러 이상의 기금을 확충하는 은행 수수료 잠정 인상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현재 예금 100달러당 12∼14센트의 예금보험 수수료를 내고 있는데 예보는 100달러당 20센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중소 지역은행에 자금을 예치한 고객들을 보호하려면 기금 확충이 불가피하지만, 은행들의 자금 사정이 너무 취약해 수수료 인상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수료 인상 외에 다른 방법을 통해 기금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FDIC는 기금확충을 위해 재무부로부터 확보한 자금공여라인(크레디트라인)을 사용하고 향후 수 년간 수수료는 동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 은행연합회의 키스 레지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그들(FDIC)은 자금이 필요하면 분명히 은행에 징수하려 할 것"이라면서 "FDIC에게 '솔로몬의 판단'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