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전경련 “대출 연장되면 투자 늘리겠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은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차입금의 만기연장(롤오버) 조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전경련은 12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은 회장단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기업도 불안하니 현금을 상당히 보유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들에 대해 1년 동안 대출 롤오버를 보장해준 것처럼 대기업도 차입금을 롤오버해주면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최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정부가 보증을 선 중소기업대출은 경영활동에 애로를 겪지 않도록 조건 없이 1년간 만기를 연장하고 은행권에도 대출 만기 연장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은 롤오버와 관련해서 "확실한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룹 총수들이 제도적인 보완을 요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회장단은 내수 확대 및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큰 서비스업 투자에 비중을 두고 가능한 한 상반기에 투자를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기업들이 7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투자에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단기 채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들은 51조원에 달하는 단기 회사채 상환 시기를 연장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려워 현금이 있어도 투자를 못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회장단은 GE,AIG,씨티은행 등의 주가가 폭락하고 GM,IBM,마이크로소프트,도요타,소니 등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최악의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또 회장단은 최근 국회가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번에 처리되지 못한 금산 분리, 지주회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관련 안건들을 이른 시일 안에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최근의 정치·사회적 혼란과 법질서 및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는 고사하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경제난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정 부회장은 재계 총수들에 고용, 투자를 늘려달라는 요구에 불만이 없느냐는 질문에 "최근 나웅배 부총리와 점심을 했는데 '최근 만난 외국인이 한국 언론에는 몇명 해고했다는 기사가 없어서 이상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불만은 없고 더 뽑아야 하는데 뽑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 윤 삼양사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이상 13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