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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폐지 “시장은 아직 무덤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폐지됐지만 시행 첫 날인 16일 주택시장은 아직까지 큰 변화 없이 무덤덤한 모습이다.

투자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단지는 물론 서울 강북지역도 양도세와 관련한 매물이나 호가 변동 없이 매수, 매도자 모두 시장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히려 일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주 4월중으로 투기지역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면서 양도세와 무관하게 일부 급매물이 팔리고 호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42㎡의 경우 지난 주 6억7천만원, 53㎡는 8억 3천만-8억 4천만원에 팔린 뒤 각각 호가가 1천만-2천만원 정도 상승했다.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투기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있지만 아직까지 양도세 중과 폐지와 관련한 문의는 거의 없다"며 "다주택자가 매물을 얼마나 내놓을 지는 며칠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 주 투기지역 해제 가능성이 언급되며 급매물이 소진됐지만 양도세 관련 문의나 매물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S공인 대표는 "연초 오름세를 타던 호가가 지난달 말부터 빠지더니 지난 주 다시 3천만원 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며 "하지만 다주택자들이 본격적으로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양도세 완화 발표후 매수, 매도자들의 힘겨루기가 심화되고 있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지난 주와 달리 매도자들은 매수자가 있어도 가격을 깎아주지 않으려하고, 매수자들은 싼 매물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입질하고 있다"며 "다주택자들의 움직임을 봐야 겠지만 일단은 주택 규제가 다 풀려 집값이 바닥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강남권의 경우 양도세 중과 폐지로 주택을 보유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점차 호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초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 때문에 매도시기를 늦췄던 사람도 지금은 경제 위기와 집값 약세 등을 이유로 급하게 팔 때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다며 "금리도 낮기 때문에 집값이 오를 때까지 버틴다면 생각보다 매물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사업용 다주택자들이 많은 강북 일대도 아직은 조용하다. 노원구 상계동의 경우 이번 양도세 관련 문의는 거의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상계동 88공인 김경숙 대표는 "매수세 침체로 지난해 내놨던 급매물도 아직 팔리지 않은 상태여서 다주택자도 쉽게 매물을 내놓지 못하는 것 같다"며 "3-4월 국.내외 경제 여건에 따라 이번 양도세 혜택이 집값을 끌어올리거나 떨어뜨리는 등 다르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