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막대한 구제 금융을 지원받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이 임원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해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공적자금 절반 이상을 투자 피해액을 메우는데 쓰인 것으로 드러나 벼랑 끝에 몰렸다.
AIG는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1700억 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담고 있는 내역서를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AIG의 투자실패로 인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AIG는 먼저 지난 해 9월 18일부터 연말까지 바클레이즈에 70억 달러, 도이체방크에 64억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45억 달러 등 총 437억 달러를 증권담보대출사업과 관련해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메릴린치,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도 AIG로부터 10억 달러에서 30억 달러가량을 증권담보대출사업과 관련해 지급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AIG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거래과정에서 지급 의무가 발생해 224억달러를 주요 금융기관에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 내역은 소시에테 제네랄에 410억 달러, 도이체방크에 260억 달러, 골드만삭스에 250억 달러, 멜린린치에 180억 달러 등이다.
또 AIG는 같은 기간에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하와이를 비롯한 주정부에도 투자보증계약에 따라 121억 달러를 물어줬다고 밝혔다.
현재 AIG는 공적자금으로 작년도 임직원들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결정해 백악관 및 미 의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적자금 대부분이 AIG의 투자실패로 인해 거래 상대방에게 지급된 것으로 나타나자 거센 비난이 일 전망이다.
지금까지 AIG는 기밀을 이유로 지원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길 거부해왔으나, 정부 자금 집행에 대한 투명성을 부여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협의를 거쳐 관련 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 정부는 AIG가 지원받은 공적자금 일부를 임원 보너스로 지급을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분노를 표하며 공적자금 사용처 확인을 위해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