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과아벨을 패러디한 영화 포스터가 눈길을 끌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 연출 김형식 제작 플랜비픽처스/DIMA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홈페이지(http://tv.sbs.co.kr/cain) 시청자 참여 코너의 이미지 공작실에는 어느 시청자가 올린 4장의 포스터가 올라와 있다.
첫 번째 포스터는 조인성 주연의 영화 ‘비열한 거리’를 흉내 낸 것. 주인공 조인성의 얼굴 대신 드라마 ‘카인과 아벨’에서 초인(소지섭)을 괴롭히는 북한군 탈북자 최치수(백승현)의 사진을 합성해 넣고 제목도 ‘비열한 치수’로 바꾸었다. 최치수는 초인에게 “요 개대가리, 펜히(편히) 죽으라우”라고 외친다. 이 드라마에서 최고의 악역으로 주목받은 백승현은 비록 패러디 포스터이지만 주연 배우로 등장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하고 있다.
두 번째 포스터는 배우 전도연의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 ‘밀양’을 패러디해 ‘밀항’으로 바꾼 것. 드라마 속의 주인공 영지(한지민)가 중국에서 밀항선을 타고 한국에 들어왔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에 정착한 영지가 화로구이 집에서 일하는 것을 빗대 고향 친구 진호(최재환)가 “불판은 다 닦았냐?”고 물어본다.
또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 주연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키 큰놈 턱 큰놈 코만 큰놈’으로 바꾼 포스터도 있다. ‘키 큰놈’은 소지섭, 턱 큰놈‘은 권해효, ’코만 큰놈‘은 신현준을 각각 가리키는 표현이다.
그런가 하면 고대 스파르타 전사들의 무용담을 그린 영화 ‘300’의 포스터를 ‘내놔 300원’으로 제목을 바꾸어 소지섭과 한지민을 등장시킨 것도 있다. 중국에 출장 간 초인이 여행가이드로 마중 나온 영지를 처음 만났을 때 택시 값 300위안에 얽힌 이야기를 풍자한 내용이다.
이밖에 패러디 포스터는 아니지만 최근 SBS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머리카락으로 그려진 ‘카인과 아벨’의 그림이 소개돼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느 미용실 주인이 손님들의 잘라진 머리카락을 모아 미용실 바닥에 소지섭과 신현준의 초상을 그렸는데 너무나 정교해 감탄을 자아낸 것.
또 요즘 네티즌 사이에선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가 소지섭의 숨겨진 동생이라는 유머도 널리 퍼지고 있다. 네티즌이 만들어낸 배꼽 잡는 아이디어는 웬만한 시나리오 작가 뺨치는 상상력으로 드라마의 스토리를 재편집하고 있다. 재치와 패러디가 넘치는 유머는 ‘카인과 아벨’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