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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구스매뉴팩처링 구우율 대표, "정직이 최상의 비즈니스"

[LA=한국재경신문] 미국 로스엔젤레스 남부에 위치한 사우스게이트市에 자리잡고 있는 40만 스퀘어피트의 구스매뉴팩처링 본사를 찾아간 시각은 20일(현지시간) 이른 아침이었다.

기자가 인터뷰 취재를 위해 방문한 구스매뉴팩처링社의 구우율(58) 대표의 첫인상은 청자켓을 걸치고 스스럼없이 다과를 건네는 소탈한 모습이었다.

미주 LA 한인상공회의소가 올해 최고의 기업인상을 수여한 구우율 대표는 30여 년간 청바지사업 하나만을 고집해 왔다. 소수계 기업이라는 한계를 딛고 세계적 프리미엄진 'AG진'과 '빅스타'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그의 관심은 오직 제품의 '품질'에만 머물러 있었다.

구 대표는 1978년 데님 생산업체인 구스매뉴팩처링을 창업한 이래 현재 미국과 멕시코에 제조공장을 두고 있으며 전체직원은 2600명 가량이다. 또한 지난 2003년 9월부터는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개발, 이탈리아 유명 디자이너인 아드리아노 골드스미디와 손잡고 프리미엄진 브랜드인 'AG진'을 론칭했다.
 
현재 AG진 직영매장은 미 전역에 23곳이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1800여개 매장에 납품을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에 힘입어 구 대표는 지난 2007년 미국 패션매거진 DNR이 뽑은 '전 세계 패션계에 힘있는 100인'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현대 故정주영 회장을 꼽았다.

구 대표는 "위에서 시키면 한국사람은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 분은 사막에 수로를 내고 고속도로 건설과 선박제조 등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며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높이 샀다.

그는 또 "그동안 봉제사업에서는 1등을 해봤는데, 아직 브랜드에서는 1등을 못해 봤다"며 앞으로 프리미엄진 시장에서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기업가로서의 녹슬지 않은 승부욕을 보여줬다.

이렇듯 그의 기업가정신은 사업확장보다는 최고의 품질을 만들겠다는 장인정신에 더 무게를 뒀다. "하루하루 고객과 싸움을 하는 가운데 제품 생산부터 포장,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절대 불량품을 납품한 적이 없다"고 자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 대표는 특히 “기업이 글로벌화 될수록 마케팅스킬이 아닌 '제품'으로 경쟁해야 한다”며 "열심히 거짓없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최상의 비즈니스다. 눈감고 아웅하는 식의 비즈니스는 결국 바닥이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작은 청바지공장을 세계적 기업으로 올려놓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현재 'AG진'브랜드는 미국 셀러브러티층을 중심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데 일례로 지난해 LA 로데오 거리에 AG진 매장이 오픈 기념파티에 그룹 엔트라지의 렉스 리와 브랜든 퀸, 배우 마델린 지마 등 20여명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참석했다.

이 회사의 이같은 고급 브랜드 성공은 '품질우선주의'가 빚어낸 결과다. 구스매뉴팩처링 본사에 위치한 제조공장에서는 AG진의 원단인 유럽, 일본 등지에서 직수입한 고급 옷감에 대한 테스팅 작업이 쉴새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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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남부 사우스케이트에 위치한 구스매뉴팩처링 본사

한편 구스매뉴팩처링의 저력은 품질뿐만이 아니다. 구 대표의 아들 샘 구 씨가 AG진 디자인 실무를 총괄하며 세대를 거듭할수록 사업이 전문화된다는 점이다.

구 대표는 경제 위기 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뭐든지 한가지를 붙들고 매진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며 "너무 근시안적 시각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보면 남는 것이 없다"고 끈기 있는 도전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