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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닐 때까지만 해도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군입대를 앞두니까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더라요고. 음악을 안하면 죽을 때까지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지난 21일 서울 목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미니앨범 '눈물이 뚝뚝'을 발표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케이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데뷔 3년차이지만 가수들의 트레이너로, 또는 각종 세션에 참가하며 오랜 기간 음악 활동을 해온 케이윌이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식상한 질문이지만 한편으로는 본질적인, '왜 가수를 선택하게 됐는지'라는 질문부터 던져봤다.
◇ 가수가 된 계기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던, 강렬한 바람
케이윌 역시 "어렸을 때는 가수가 되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었어요"라고 말하면서 "중학교 때 흑인 음악을 접하고 '사랑'하게 됐죠"라고 답했다.
음악에 빠진 케이윌은 "수업 시간에 무심코 노래를 흥얼거려 선생님께 맞기도 하고, 독서실에서 쫓겨 난 적도 있다"고 웃으며 "사실은 어머니가 기타를 잘 치셨어요. 제가 방안에서 노래를 부르다 무심코 엄마 방 문을 열면 어머니는 기타를 치시고 계셨죠"라고 자연스럽게 음악에 친숙해진 상황을 전했다.
그런 그도 막상 가수를 선택할 때에는 부모님의 반대를 겪었다고 한다. 케이윌은 "대학에 가면 더 쉽게 풀릴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라며 "영화에서처럼 기타를 부시면서 반대하신 것은 아니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음악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셔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 음악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죠"라고 타협(?)을 제시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두 가지를 모두 어깨에 메고 가는 것은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모두 던진거죠"라고 덧붙였다.
또 케이윌은 "남자라면 모두 군대 생각을 한번쯤 하잖아요. 그러면서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죠. 그때서야 음악을 안하면 죽을 때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음악에 뛰어들게 된 개인적 배경을 밝혔다.
◇ K-Wlii, 김형수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가? 콘서트, 그리고 한번쯤은 정상에…
케이윌, 김형수의 'K'에 무언가를 하겠다는 'Will'을 합쳐 만든 그의 예명은 도전하는 정신을 담은 것으로 느껴진다. 지금 그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케이윌은 "지난해 '러브 119'로 활동하면서 장기간 2위를 차지한 경력이 있어요. 누군가가 '1위에 욕심나지 않느냐'고 물어본 일이 있어서 '3등하고 싶겠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죠"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은 일등은 부담스럽고 이등을 오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인드로 살아왔는데 그런 생각따위로는 절대 오래 할 수 없겠다고 느꼈더요"라며 "오래 음악 활동을 하시는 신승훈 선배님이나 이승철 선배님은 정상에 서신 분들이잖아요. 오래 하려면 적어도 한번은 정상에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했죠"라고 밝혔다.
2008년의 마무리와 2009년의 초반을 분위기 좋게 나아가고 있는 케이윌은 "지금 여세를 몰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는 생각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라며 밝은 목소리로 바람을 덧붙였다.
그에게는 2009년 또다른 계획이 있다. 바로 '장수' 가수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고 넘어가야 할 단독 콘서트가 바로 그것.
그는 "지금 예상으로는 9월에 정규 앨범이 나올 예정이거든요. 그래서 그 앞뒤로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소망이있어요"라며 "단지 바라는 꿈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이라 설레는 마음도 있고, 주변에서도 자꾸 바람을 넣고 있어서 더 간절해지는 것 같아요"라고 또 다른 소원을 빌었다.
◇ 한번쯤 리메이크 한다면 어떤 곡을? 신승훈의 '오랜 이별 뒤에', 이광수의 '편지'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나는 때가 없다.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주옥같은 명곡들이 다양한 가수들의 목소리로 재탄생하고 있는 요즘, 케이윌에게도 자신의 목소리로 부르고 싶은 곡이 있다.
팝은 화려한 곡을 많이 들었지만 가요는 한국적이고 서정적인 곡을 좋아한다는 케이윌은 신승훈의 '오랜 이별 뒤에'를 꼽으며 "신승훈 선배님의 곡을 많이 듣고 무대에서도 부른 일도 있는데,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어렸을 때도 신승훈 선배님의 곡을 많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전했다.
이어 "이광수 선배님의 '편지'도 불러보고 싶어요"라고 밝힌 케이윌은 "두 곡 다 재해석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플하고 완성도가 높은 곡이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제 목소리로 불러서 들려드리고 싶은 생각입니다"라고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데뷔 3년차, 더하기 5년. 이제는 힘을 내볼까?
언더와 세션으로 약 5년여을 지내며 내공을 쌓은 케이윌은 이제 데뷔 3년차 가수. 꽤 오랜 기간 활동해왔지만 케이윌은 "얼마 안됐죠. 지금에서야 힘을 내볼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라고 겸손하게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봤다.
그는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면 음악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완주는 몰라도 시작은 할 수 있다'고 말했었어요"라며 "지금은 막 시작해서 페이스 조절을 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이제는 '힘을 내면 좋지 않을까?'. '탄력을 받은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죠"라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