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허정무 “공부 잘하는 학생이 축구도 잘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 사고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초중고 주말 리그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29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주대학교 강당. 허정무(54) 축구 대표팀 감독은 전주 지역 중학교 선수 100명을 앞에 놓고 '공부하는 축구 선수'의 필요성에 대해 열 띤 강연을 펼쳤다.

허 감독은 이날 '2009 대교 눈높이 전국 중등 축구리그'의 일환으로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 초청 축구 클리닉에 앞서 '축구 새싹'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들려줬다.

그는 "올해부터 초중고 주말 리그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수준 높은 축구를 하려면 사고의 유연성이 필수적"이라며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만 사고의 유연성이 길러진다. 이것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주말리그가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축구 선진국들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2~3주 동안 대회를 치르면서 선수를 혹사해 왔다. 부상 선수가 있어도 무리하게 출전시키고 학교 수업은 완전히 못 듣게 했다"라며 "이래서는 운동하는 기계만 만들어 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허 감독이 제시하는 '사고의 유연성을 가진 축구선수'로 성장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허 감독은 간단한 실천요령으로 매일 일기를 쓰고 자기 전에 단 5분이라도 명상의 시간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허 감독은 "생각이 짧은 선수들은 상대 수비수의 방어가 들어올 때 '에라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무조건 슛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의 유연성을 가져야만 수비수를 피해 경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부를 통해 생각하고 항상 연구하는 버릇을 길러야 한다"며 "생각을 하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의 차이는 나중에 엄청나게 벌어지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특히 "지금 부족하다고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노력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라며 "생각하고 공부를 해야만 훌륭한 인격체로 자라날 수 있다. 성적표에 연연하지 말고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