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금호아시아나, 투자자 못찾으면 ‘대우건설’ 매각

인수합병으로 유동성(자금흐름)에 어려움을 겪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됐다.

금호아시아나는 오는 7월 말까지 대우건설 풋백옵션에 투자할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찾을 방침이며, 실패하면 산업은행이 조성키로 한 사모주식펀드(PEF)에 대우건설의 풋백옵션(주식)을 매각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와 채권단은 1일 이러한 내용의 재무구조재선약정(MOU)를 체결했다. 금호아시아나 입장에서는 당장 대우건설을 채권단에 넘기지 않고 2개월간의 시간을 벌게 됐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란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투자자들과 맺은 계약을 말한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6조4000억원으로 대우건설 주식 72.1%를 인수했고, 신한은행 등 17개 투자자로부터 주당 2만6000원에 총 3조5000억원(39.6%)을 지원받았다.

그 조건으로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금호아시아나가 투자자들의 주식을 되사주는 풋백옵션(put back option) 계약을 맺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1만1150원으로 올해 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한다면 금호아시아나는 4조2000억원을 들여 투자자들의 주식을 사줘야 하는 상황이다.

풋백옵션을 실행한다면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보유 지분은 현 32%대에서 71%대로 높아지지만, 이 경우 금호 측에 약 2조 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대우건설 처분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채권단은 대우건설을 산업은행의 사모펀드(PEF)에 넘기라고 압박해 왔다. 산업은행의 PEF가 대우건설 풋백옵션 물량을 받아주면 금호는 유동성 압박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대우건설을 그룹에서 완전 계열분리해 경영권도 넘겨야 한다.

이에 금호아시아나는 계열사인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등을 매각해 1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제3위 투자자를 유치해 대우건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구책을 제시했다.

금호 측은 "이번 약정은 제3의 투자자를 유치해서 풋백옵션을 해결한다는 우리의 안을 받아들인 것이며 제3의 투자자도 거의 유치된 상태이기 때문에 7월 말까지 계약 성사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우건설을 재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금호아시아나 측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대한통운의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