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 1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월2일부터 5월31일까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은 10.6% 상승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 동안은 2.3% 하락했다.
구별로는 송파구(15.5%), 강동구(13.3%), 강남구(9.0%), 서초구(7.6%) 순으로 올해 올랐다. 지난 해 같은 기간 송파구와 강동구가 각각 -4.8%, 강남구 -1.2%, 서초구 -0.1% 등 강남권 4개구가 모두 하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강남권 재건축이 올 들어 크게 오른 이유는 연초부터 강남권에 여러 규제 완화 발표가 계속되면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수자들 사이에 바닥론이 확산돼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에도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1월에서 5월에는 잠실 새아파트 입주를 앞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왔고 가락시영 추가부담금 여파, 사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가격이 하락한 곳이 많았다.
현재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 8만6천4백11가구 중 올 들어 매매가가 25% 이상 오른 가구수는 8천5백28가구에 달한다.
송파구는 잠실동 주공5단지 113, 116, 119㎡ 전 타입이 모두 2억원 이상 올랐다. 119㎡가 2억8천5백만원(27.1%) 오른 13억2천만~13억5천만원, 113㎡는 2억4천5백만원(27.5%) 오른 11억2천만~11억5천만원이다.
주공5단지는 제2롯데월드 건립 최종 허용(4월),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1월) 및 50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 개발(5월)에 대한 기대감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가능성(3월)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
강동구는 둔촌동 둔촌주공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제2종일반주거지역 층고 완화 및 용적률 상향 조정(3월)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사업진척도 빨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매수 문의가 늘었다.
둔촌주공2단지 72㎡는 연초대비 1억9천만원(31.9%) 오른 7억7천만~8억원이다. 둔촌주공1단지 59㎡도 연초대비 9천5백만원(30.1%) 오른 6억6천만~6억8천만원이다.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은 강남권의 대표적인 재건축으로 2006년 말 이후 그 동안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는 바닥론이 시세 상승에 가장 많이 작용했다.
용적률 상향 조정 추진(3월)이라는 단지 자체의 개발호재 외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등이 가능해지면 수요자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 56㎡가 연초대비 2억2천5백만원(23.6%) 오른 11억6천만~12억원, 시영 42㎡도 1억4천만원(26.7%) 오른 6억4천만~6억9천만원이다. 최근 급등한 시세 탓에 2, 3주간 매수세가 멈추기도 했으나 더 이상 가격 조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해 지난 주 다시 반짝 거래가 이뤄졌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는 정비계획 공람이 3월 말부터 4월 말 사이에 이뤄져 재건축 사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져 가격이 올랐다. 주공1단지 72㎡가 올 들어 2억5백만원(25.5%) 오른 9억7천만~10억5천만원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올 들어 강남권 재건축 가격이 많이 상승하긴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춤한 상태로 일부 지역만 반짝 거래되고 있다” 며 “추가규제 완화가 논의에만 그치고 있어 추격 매수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