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자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시중 통화량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시중에 풀린 돈이 수익성 높은 단기 투자처에만 쏠리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4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등 단기 결제성 금융상품으로 이뤄진 협의 통화 M1(평잔 기준)은 4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7.4% 급증했다. 월별 기준으로 보자면 2002년 9월(18.0%) 이후 6년 7개월만에 최대치다.
이는 2002년 9월의 18.0% 이후 6년 7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로, 지난해 4분기 4~5%대에 머물던 협의통화 증가율은 올해 1월 8.3%를 기록한 뒤, 2월(9.8%)과 3월(14.3%) 가파르게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협의통화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예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 상품을 모두 더한 광의통화(M2) 증가율은 11개월째 둔화했다.
M2는 작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지만,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이 3월(+11.1%)에 비해 둔화됐다. 시중 통화량 수준을 재는 M2 증가율은 지난해 5월(15.8%) 최고점을 찍은 후 매달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M1과 M2가 서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기회복 전망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 시장 주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M2는 단기시장에 통화가 집중됨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으면서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