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4월 로봇 진흥정책을 펼쳐 오는 2013년까지 국내 시장 4조원, 고용창출 2만 명, 수출 10억 달러를 이루겠다고 밝히며, ‘제1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09∼2013)’에서 2013년 로봇 3대 강국, 2018년 로봇 선도국가를 목표로 정한 바 있다.
로봇은 1962년 제너럴모터스(GM)이 생산 라인에 로봇를 도입하면서부터 로봇은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식품•기계 등 제반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며, 로봇 없는 대량생산은 어려운 시대가 됐다.
반면 한국 로봇 산업의 경우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로봇 강국들과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으며, 청소용 로봇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작년 청소형 로봇 시장은 연 7만∼8만 대 수준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생활형(서비스형) 로봇이 상용화되고 있다.
여가 지원이 가능한 가정용 로봇은 교육과 오락이 합해진 에듀테인먼트 지원이 되고 있으며, 청소로봇을 포함해 생활지원 로봇이 대표적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실버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고령자 인구 증가로 인해 실버산업 확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정용 로봇 산업은 인지나 신체적 능력이 저하된 노인에게 감성 및 신체적 지원을 해주는 실버 및 장애인용 로봇 서비스는 향후 거대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로봇도 있다. 로봇 최강국 중 하나인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 군사형 로봇은 전세계에서 43개국이 제조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크다. 미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2년까지 로봇기술 개발에만 100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15년 후에 전투차량의 3분의 1 이상을 로봇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2003년만 해도 이라크 전에 배치된 로봇은 극소수로 적의 탐지나 폭발물 제거 등에 쓰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1만대 이상이 전장을 누비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2015년쯤이면 지상에서 벌여지는 전쟁의 반이 ‘무인전쟁’으로 치러질 것이라 예측하는 등 영화 같은 얘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실버 로봇과 군사형 로봇 종류와 현황
■ 실벗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중인 실버 로봇으로 ‘실버(Silver) 세대의 벗’이라는 의미다. 음성과 얼굴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문장단위의 음성도 알아듣는 지능형 로봇이다. 자연스러운 대화 기반의 게임도 가능하다. 3m 거리에서 주인의 목소리를 식별할 수 있고, 스스로 물체나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기능도 갖췄다.
실벗은 오는 10월 경남 마산 노인복지관에 4대가 투입돼 노인의 가사생활을 지원한다. 지식경제부는 노인의 가사생활을 지원하는 실버도우미 로봇 구현을 목표로, 2013년까지 350여 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핵심요소기술에 ‘선택과 집중’하여 기술적 완성도 증진과 신뢰성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 파로(물개로봇)
파로는 실제의 동물을 키우는 것이 어려운 장소나 사람들을 위해 로봇 테라피(치료)를 목적으로 연구 개발된 물개 로봇이다. 인공지능에 의해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각종 센서나 복수의 모터에 의해 사람과의 접촉에 반응한다.
각종 고령자복지시설, 소아병동, 아동양호시설 등, 수많은 단기 장기간에 걸친 실증실험에 의해 애니멀 테라피와 비슷한 효과가 확인됐다. 또 파로와의 접촉이 인지증(치매) 환자의 뇌의 활동 상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요리소이(파트너 로봇)
고령자의 인지증 예방을 목적으로 개발된 로봇이다. 시니어에서 고령자에 대응한 뇌를 트레이닝 하는 15개의 콘텐츠를 탑재(계산, 수수께끼)했다. 인간의 말을 듣고 로봇 자신이 회화를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또 얼굴에는 LED가 탑재돼 눈이나 눈꺼풀의 동작으로 감정표현을 한다.
■ 견마로봇
최근 우리나라에서 주목 받고 있는 전투로봇이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모두 4백60억 원의 자금이 들어가 개발 중인 견마로봇은 네 다리나 바퀴로 움직인다. 견마로봇은 근거리 감시와 정찰, 지뢰 탐지 등 위험한 임무를 군인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또 주변의 장애물을 피해 스스로 움직이고, 카메라에 찍힌 영상은 군 상황실로 전송된다.
야간에는 적외선 영상으로 체온을 감지해 적군의 움직임을 잡아낼 수 있으며, 기관총이 달려 있다. 또한 원격으로 제어가 가능하며 인공지능도 갖춰 다목적의 전투병 역할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2012년까지 견마로봇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 팩봇(Pac Bot)
카메라가 장착된 긴 팔로 정찰 및 위험물 제거를 담당한다. 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천 대가 투입됐다.
■ 마르스(MAARS)
팩봇에 전자동 기관총을 매단 형태다. 폭발물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제거하는 기능을 갖췄다. 정찰이 주 임무지만 방어를 위해 무기를 장착하고 몸집을 키웠다.
■ 시글라이더(Seaglider)
해양 정찰용으로는 미끈한 유선형에 긴 피뢰침 모양의 꼬리를 매단 이 로봇은 수개월 동안 수천 마일을 이동할 수 있으며, 꼬리를 수면 위로 내밀어 정보를 수집한다.
■ 로보-랍스터(Robo-Lobster)
바닷 가재 모양으로 얕은 물에서 전방위로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지뢰를 찾아 제거하도록 고안됐다. 8개의 가느다란 다리를 갖고 있으며 다양한 방향의 이동이 가능하다.
■ RiSE V3
미국의 보스톤 다이나믹사 개발한 'RiSE V3'은 벽을 수직으로 타는 로봇으로 다리에 강력한 모터와 유압펌프를 이용한다.
벽을 탈수 있는 기술은 로봇의 각 다리를 집게발 형식으로 만들어서 가느다란 바늘을 여러개 넣었다. 로봇 앞면에는 렌즈를 장착해 지형지물을 감지하고, 컴퓨터 회로를 통해 로봇의 다리에 모터를 작동시킨다.
■ 스퀴시봇(Squishbot)
실험 단계의 스퀴시봇(Squishbot)은 원격조종 자폭 로봇이다. 말랑말랑한 몸체를 이용해서 틈새로 비집고 들어가 딱딱해진 몸을 10배까지 부풀린 뒤 적과 함께 자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EATR
논란이 많은 로봇으로 유기체 생존기법을 도입한 로봇으로 연료보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70㎏ 정도의 음식물을 섭취하면 약 160㎞를 이동할 수 있다. 문제는 교전 후 이 로봇이 어떤 음식물을 섭취 했는가로, 포브스는 “이 부분에서 연구자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 빅독(BigDog)
보스턴 다이내믹사가 개발하고 있으며, 미래전을 가장 극적으로 바꿀 로봇으로 알려졌다. 네 발 짐승의 튼튼한 하체에 중화기를 매단 상체로 결합한 일종의 전투병으로 상용화되면 영화에서나 봤던 로봇들 간의 전투가 가능하다.
■ 뱀 로봇
최근 이스라엘 언론에서 보도된 ‘군사용 뱀 로봇’이 있다. 뱀처럼 움직이며 정찰, 폭탄 운반, 자폭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언론에 따르면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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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로봇 (사진=연합뉴스) |
'뱀 로봇'은 터널, 굴, 건물의 틈새 등 기존의 군사용 로봇이 접근할 수 없는 장소에도 자유롭게 침투할 수 있다. 이 로봇의 몸통에 폭탄을 장착해서 굴 속에 숨어 있는 적군에게 '자폭용'으로 폭탄 테러를 가할 수 있다고 언론은 설명했다.
이 로봇의 움직임은 실제 뱀과 거의 비슷해, 살아있는 뱀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 2030년 미래의 병사
미국 국방부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약 20년 후 병사의 모습은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전투 로봇과 비슷하다. 전투 갑옷은 전투력을 강화하고, 신체를 보호해주는 방탄 기능이 있다.
병사가 착용하는 헬멧, 장갑 등도 최첨단 IT, 컴퓨터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헬멧에는 개인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장치가 부착돼 있어, 자동으로 적군 식별이 가능하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와 같이 로봇의 전장 투입이 일반화되는 과정 가운데 전쟁도 과거와는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P.W.싱어에 따르면 로봇은 군인과 달리 영구적인 전장 배치가 가능해서 전쟁의 시종을 가르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과거 전쟁에서는 군인의 심리에 싸우는 동기를 불어넣는 것이 필수였지만, 로봇전쟁에서 이 부분의 중요성은 약화될 것이라 전했다. 로봇 전쟁이 펼쳐질 경우 인명이 살상되는 현실감은 없어지고, 게임화 될 우려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로봇이 등장하면서 ‘왜 전쟁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인류 사회가 무감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