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그룹(이하 금호아시아나)이 대우건설을 인수 3년만에 되팔기로 결정했다.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는 28일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대우건설을 계열사에서 분리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룹의 대우건설 매각 손실을 최소화하고 인수자의 인수 부담을 완화시켜 매각이 용이할 수 있도록 주채권은행 및 자문사 등과 협의하여 매각 규모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는 매각 규모에 대해 인수자 측의 사정과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 보유지분 39% + 경영권 ▲50% + 1주 ▲72% (투자자 39% + 그룹보유 33%) 전량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함께 대우건설을 공개매각 하는 방안과 산업은행이 사모주식펀드(PEF)를 조성해 인수해주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6조4000억원으로 대우건설 주식 72.1%를 인수, 신한은행 등 17개 투자자로부터 주당 2만6000원에 총 3조5000억원(39.6%)을 지원받았다.
그 조건으로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금호아시아나가 투자자들의 주식을 되사주는 풋백옵션(put back option)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대우건설 주가가 주당 1만3천~1만5천원선에 머무르며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금호아시아나는 결국 풋백옵션 해결을 위해 제3의 투자자를 찾아나섰고, 지난 3월말부터 복수의 국내외 투자자와 협상을 시작, 지난 5월 중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제3위 투자자는 그동안 사모펀드의 설립을 추진했지만 회계처리상의 문제점이 대두됐고, 이에 제3의 투자자는 그 대안으로 '사모펀드를 통하여 대우건설 주식을 기초로 한 교환사채(EB) 투자'를 제안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이 제안이 부채의 증가로 이어져 재무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등 풋백옵션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고 판단, 금융시장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구체적인 매각 일정과 방법 등은 현재의 시장환경을 감안해 주채권은행 및 자문사와 협의할 예정"이라며 "공개 매각을 우선으로 하되 산업은행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 등도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