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영표 사우디 진출 배경은?

독일에서 활약했던 이영표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명문 축구팀 알 힐랄FC로의 이적을 받아들여 중동 무대에서 뛰게 된다.

지난해 8월28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전격 이적했던 것 만큼 놀랄만한 선택이다.

11일 이영표(32)의 에이전트인 지쎈은 "이영표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FC로 이적한다"며 "지난 10일 국내에서 메디컬 체크를 받았고, 11일 새벽에 계약서에 최종 서명했다. 계약기간 1년으로 세부조건으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영표는 같은 에이전트사 소속인 설기현(30,풀럼FC)에 이어 한국인 가운데 두 번째로 사우디 프로축구에 진출한 선수가 됐다.

영국의 스포츠전문매체인 '스카이스포츠'는 중동 현지 언론을 인용해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년 계약에 100만 유로(약 17억9000만원)를 연봉으로 받게 되며 1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도 갖는다"고 보도했다.

이번 이적으로 이영표는 2003년 거스 히딩크 현 러시아 대표팀 감독을 따라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한 뒤 200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유럽팀을 거쳐 중동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이영표의 이적에 알 힐랄의 사미 알 자베르 단장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1군 전력의 90%가 완성됐다"며 만족해했다.

이영표가 독일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무대로 옮긴 것은 안정적인 경기 출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표는 지난 시즌 초반에는 도르트문트의 풀백으로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으나 데데가 부상에서 복귀하고 나서 8경기 연속 결장하는 등 설 자리를 잃었다.

이영표는 30세를 넘은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해 꾸준하게 출장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을 원했다. 알 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정규리그에서 11차례나 우승컵을 들러 올린 명문 클럽이지만 이영표가 수비수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엔 어렵지 않다.

다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널리 알려진 이영표가 이슬람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영표는 지난 2006년 8월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로의 이적을 앞두고 계속된 기도를 통해 로마에 안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느껴 로마행을 포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종교적 배경이 고려된 부분인 만큼 사우디행은 예상 밖의 선택인 만큼 이영표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며 성공소식을 보낼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