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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계약’으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프로농구 선수 김승현과 오리온스 구단이 마치 입맞춘 듯 말을 바꾸며 황당한 언사만을 늘어놓자, 팬들과 농구계들은 KBL과 조사위원회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KBL 전육 총재는 지난13일 기자회견에서 “김승현이 제출한 서류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나 김승현이 재정위원회에 제출했었다는 문건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방향이 나오지 않고있다. 농구계 안팎에서는 다음주 외국인선수 드래프트(트라이아웃)가 열리기 때문에 이면계약서로 추정되는 문제의 서류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리온스 심용섭 단장과 김승현은 “계약서는 2006년 작성한 한 장뿐이고, 다른 계약서는 없다”고 입을 모은 상태. 이런 상황에서 이 사건을 제대로 파헤칠 수 있는 인물로 전육 총재에게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제의 ‘문건’을 손에 넣었다고 알려진 KBL은 김승현이 재정위에 제출했었던 서류들을 일반에 공개해 이 문제를 공론화 한뒤, 철저한 조사를 진행시켜 만일 문제가 있다면 강력한 징계를 통해 더 이상 뒷돈 거래가 없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육 총재는 자신이 KBL 수장이 되는 과정에서 총재로 추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오리온스 심 단장과의 관계까지 의심받고 있는 상태다.
전육 총재는 김승현과 단장이 다녀간 뒤, “문건에 대한 조사는 하겠지만, 김승현이 KBL에 제출한 계약서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전육 총재가 더 이상 구체적인 조사의지를 밝히지 않고 재정위와 KBL측에서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판치는 프로농구’라는 팬들의 농구계에 대한 심각한 불신이 우려된다.
한편,김승현과 오리온스는 2009∼2010시즌 연봉을 놓고 대립을 보이다 김승현이 구단측이 제시한 6억원에 반대하고 7억2000만원을 주장해 KBL 재정위에 ‘문건’까지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바로 2006년 김승현이 FA 계약 당시 오리온스와 맺었던 ‘이면계약’으로 알려졌고, 진실 공방의 발단이 되게 되었다.
그 이후 이 문서제출 문제가 전면적으로 불어지게 되자, 오리온스와 김승현은 13일 서울 방이동 LG전자 체육관에서 열렸던 ‘2009 KBL 서머리그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찾아와 KBL측이 제시한 연봉조건(6억원)을 전면 수용하고, 김승현도 선수로서 더욱 열심히 뛰겠다는 대답을 내놓으며 양측 모두 “이면계약은 없다”라고 발표했다. (사진=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