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공주 ‘명예살인’ 피해 영국 망명

유부녀 신분으로 영국인 남성과 교제하다 아이를 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공주가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명예 살인' 위협을 피하기 위해서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0일(현지시간) 사우디 공주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다가 간통혐의로 죽임당할 것을 두려워해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법원 명령에 따라 공주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신문에 따르면 사우디 공주는 런던 방문길에 우연히 현재의 남자친구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졌다. 이후 자신의 행동을 의심하는 남편을 피해 비밀리에 영국에서 아이를 낳고, 영국법원에 망명 신청을 했다.

영국 이민·망명 법정에 출석한 공주는 사우디에 돌아가면 자신과 아이는 명예살인에 처해질 수 있다고 울며 애원했고, 영국 법원은 최근 공주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국 내무부 및 런던 주재 사우디 대사관 측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한편, 명예 살인이란 이슬람권에서 순결을 잃은 여성 또는 간통한 여성을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그 집안의 아버지 혹은 남자 형제가 직접 살해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인디펜던트 캡처 화면)